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미국이 터키 정부를 경제적으로 제재하기로 결정한 데 대해 정면 대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터키 북동부 리제에서 열린 집권 정의개발당(AKP) 행사에서 “여러분 베개 밑에 달러나 유로, 금이 있다면 은행에 가서 리라(터키 통화)로 바꾸라”며 “이것이 우리에게 경제전쟁을 선포한 자들을 향한 우리의 반응”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경제제재 조치의 일환으로 터키산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를 배로 올리겠다고 10일 발표한 것에 정면 대응할 뜻을 밝힌 것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미국으로부터 제재를 받거나 무역전쟁에 휘말린 국가들과 교역해 미국 제재를 극복하겠다는 의사도 드러냈다. 그는 “터키에는 이란과 러시아, 중국, 일부 유럽 국가들에 이르기까지 대안이 있다”고 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전날 뉴욕타임스 기고문에서도 “너무 늦기 전에 미국이 터키에 대한 잘못된 일방주의와 무례한 행동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터키는 새로운 친구와 동맹국을 찾아 나설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두 나라 사이 갈등은 2016년 터키 정부가 미국인 목사 앤드루 브런슨을 간첩 협의로 체포하면서 시작됐다.
이택현 기자
에르도안 “경제전쟁 피하지 않을 것”… 美에 정면대응
입력 2018-08-12 1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