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지 못할 BMW, 리콜 대상 아닌 車 9대 불타

입력 2018-08-09 18:07 수정 2018-08-09 18:45
'BMW 피해자모임' 회원들이 9일 서울 남대문경찰서를 방문해 BMW 결함은폐 의혹을 수사해 달라며 고소장을 제출하고 있다. 이날도 BMW 차량 화재 사고는 이어졌다. 경남 사천 남해고속도로에서 BMW 730Ld 차량이 화재가 발생해 전소(아래 왼쪽)됐고, 경기도 의왕 제2경인고속도로 안양 방향 안양과천 톨게이트 인근을 달리던 BMW 320d 차량(아래 오른쪽)도 불에 탔다. 뉴시스, 경남경찰서·경기도재난안전본부 제공

BMW 리콜 대상이 아닌 차량에서도 잇따라 화재가 일어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이제 BMW 차량이라면 언제 어떤 모델에서 불이 날지 모른 채 운전자들이 ‘폭탄 돌리기’를 하고 있는 형국이다.

9일 오전 7시50분쯤 경남 사천시 곤양면 남해고속도로에서 BMW 730Ld 차량에 불이 붙었다. 이 차종은 BMW의 리콜 대상이긴 하지만 제작일자는 리콜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지난달 BMW는 리콜 대상에 730Ld 차량을 포함시켰지만 제작일자를 2012년 7월 2일∼2015년 1월 28일로 한정했다. 화재가 발생한 차량은 2011년에 생산됐다. 지난 1일 화재가 발생한 BMW 745i도 리콜 대상이 아닌 가솔린 차량이었다. 이달 들어서만 2대째 리콜 대상이 아닌 차량에서 불이 났다.

BMW가 차량 화재를 일으키는 원인으로 지목한 것은 특정 기간에 생산된 디젤 차량의 엔진에 장착된 배기가스 재순환장치(EGR) 부품 결함이다. 하지만 리콜 대상이 아닌 차량에서도 계속해서 화재가 발생하자 BMW의 리콜 조치를 더 이상 신뢰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GR 모듈 결함 외에 또 다른 화재 원인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증폭되고 있는 것이다. 올해 들어 불에 탄 BMW 차량 36대 가운데 리콜 대상이 아닌 차량은 9대다.

이날 오전 경기도 의왕 제2경인고속도로에서도 리콜 대상인 BMW 320d 차량에 화재가 발생하는 등 한 시간 사이에 BMW 차량 화재가 2건이나 발생했다. 국토교통부는 사고 현장에 교통안전공단 교통안전연구원 담당자를 급파해 사고 원인 조사에 직접 나섰다.

한편 차량 화재 피해를 입은 BMW 차주 21명은 이날 오전 서울 남대문경찰서를 찾아 요한 에벤비클러 BMW그룹 품질 관리 부문 수석부사장, 김효준 BMW그룹코리아 회장 등 BMW그룹 본사와 BMW코리아 관계자 6명을 자동차 관리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경찰은 “BMW 차량 화재가 주요 사회 이슈로 부상했고 피해자들의 추가 고소가 예상되는 점 등을 고려해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서 직접 수사에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임세정 이사야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