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은행권 개인사업자 대출 한달 새 2조5000억 늘었다

입력 2018-08-10 04:04

존폐 위기에 몰린 자영업자들은 대출로 버티고 있다. 정부의 ‘거미줄 규제’로 가계대출이 주춤한 와중에도 자영업자들이 주로 받는 개인사업자 대출은 넉 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시장금리가 본격적으로 상승세를 타면 자영업자들이 짊어질 원리금 부담은 한층 무거워질 수 있다.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2018년 7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은행권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전월 대비 2조5000억원 늘어난 304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증가폭이 6월(2조원)보다 커졌다.

개인사업자 대출 증가 규모는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1조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올해 2월부터 2조원대로 증가폭이 커지더니 3월에 2조9000억원 늘면서 정점을 찍었다. 4월(2조4000억원) 이후 증가폭이 점차 둔화됐지만 지난달 다시 반등했다.

개인사업자 대출은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15조8000억원 증가했다. 전체 기업 대출 증가액(30조8000억원)의 절반 이상을 자영업자 대출이 차지한 것이다.

경기가 나빠지고 자영업자 폐업이 늘면서 개인사업자 대출의 연체율도 조금씩 오르고 있다. 김성식 바른미래당 의원이 한은으로부터 받은 ‘자영업자 대출 현황’에 따르면 은행권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은 올 1분기 0.33%였다. 지난해 말(0.29%)보다 0.04% 포인트 상승했다. 연체율은 대출 잔액에서 한 달 이상 연체된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다.

한편 전체 가계대출은 증가폭이 줄었다.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전월보다 4조8000억원 늘어난 796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6월 증가액(5조원)보다 2000억원 감소했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3조1000억원,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 증가액은 1조7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1000억원씩 줄었다. 다만 현재 수준의 증가폭이 유지된다면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이달 말쯤 800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