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불청객 일본뇌염… 백신접종 서두르세요

입력 2018-08-12 20:34

국내에서 일본뇌염 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시기는 9∼10월이다. 질병관리본부 감염병 관리 통계에 따르면 2001년부터 2016년까지 월별 일본뇌염 신고 건수는 1∼7월 0∼1건에서 8월 11건으로 증가해 9월 69건, 10월 77건으로 최고점을 기록한 후 11월 29건으로 감소했다. 일본뇌염경보가 발령되는 7월 초나 모기 활동이 왕성한 한여름을 발병 시기로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 가을에 환자가 많이 발생한다. 일본뇌염을 일으키는 작은빨간집모기의 활동성이 선선해지는 날씨에 더 높아지기 때문이다.

일본뇌염은 바이러스에 감염된 작은 빨간 집모기를 통해 발생하는 급성 바이러스성 감염병이다. 모기가 사람을 무는 과정에서 일본뇌염 바이러스가 인체 내에 침투해 감염을 일으킨다. 일본뇌염 바이러스에 감염되더라도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 모기에 물린 후 5∼15일의 잠복기를 거친다.

병의 경과는 증상에 따라 전구기(2∼3일), 급성기(3∼4일), 아급성기(7∼10일), 회복기(4∼7주)로 구분된다. 증상은 급속히 진행되고 고열(39∼40도), 두통, 현기증, 구토, 복통, 지각 이상 등의 증세를 보인다. 합병증으로는 마비, 중추신경계 이상, 기면증 등이 있고, 세균 감염에 의한 호흡 곤란을 동반한 폐렴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일본뇌염이 발병하면 20∼30%가 사망하고 장애율은 30∼50%이다. 회복돼도 다양한 신경계 합병증을 남길 수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국내 일본뇌염 환자수는 백신 접종이 본격화된 1984년부터 2012년까지 매년 10명 미만에 그쳤다. 그러나 지난 2012년 20명으로 2배 증가한 데 이어 2015년 40명으로 최고치를 찍었다. 주목할 점은 일본뇌염 발병자의 대부분이 1971년 이전 출생자였다는 것이다. 일본뇌염은 제2군 법정감염병으로 국가필수예방접종으로 지정돼 생후 12개월 이후 영유아에게 접종이 권고되고 있다. 하지만 일본뇌염 백신이 국내 도입된 시기는 1971년이며, 소아를 대상으로 한 국가예방접종사업은 1985년에야 시작됐다. 국내 백신 도입되기 전인 1971년 이전 출생자의 경우 일본뇌염 예방접종을 받지 못해 항체를 보유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기존 12개월 이상 12세 이하 소아용으로만 접종되던 국내 일본뇌염 백신은 2015년 성인용으로까지 확대 출시됐다. 현재 국내에서 만 18세 이상 1회 접종으로 허가된 백신은 SK바이오사이언스가 사노피 파스퇴르와 함께 판매하는 이모젭이다. 이모젭은 1회 접종으로 2주 내 93.6%의 빠른 항체형성률을 보이며 면역력을 형성한다. 성인의 경우 평생 단 1회 접종만으로 일본뇌염을 예방할 수 있다. 조민규 쿠키뉴스 기자 kio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