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간접흡연 피해를 아십니까… 신체에 남은 담배성분도 유해

입력 2018-08-12 20:24
최근 간접흡연 유해성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면서 실외 지정구역에서 흡연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담배 연기 말고도 흡연 후 옷과 머리카락, 피부 등에 남아 있는 담배 성분도 간접흡연을 일으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이는 3차 간접흡연(Third-Hand Smoke)이라고 한다.

3차 간접흡연은 흡연자 몸에서 나온 니코틴 등 유해물질이 집안의 벽이나 가구, 커튼 등에 흡착돼 발암물질을 만들어내는 것을 말한다. 담배 연기가 전혀 없는 공간일지라도 흡연자가 머무른 공간이라면 간접흡연을 하게 되는 것이다. 3차 간접흡연은 암 발병뿐만 아니라 DNA 손상과도 관련이 있다. 또 3차 흡연은 어린아이에게 특히 위험이 크다.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많고, 카펫 등에서 기어 다니며 흡연자 부모의 머리카락·옷에 자주 접촉하기 때문이다.

정조은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한 연구에 따르면 부모가 밖에서 흡연을 하는 집에 사는 유아의 머리카락에서 니코틴양이 비흡연자 가정의 아이에 비해 5배나 많이 측정됐다. 유아보다 더 어린 신생아에서는 밖에서 흡연하는 가정의 경우, 비흡연자 가정의 아이 대비 소변에서 검출된 폐암 유발 물질이 5∼7배 많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정 교수는 “3차 간접흡연이 위험한 이유는 벽이나 카페트, 옷 등에 흡착된 담배 성분, 발암물질이 수개월 동안 머물 수 있기 때문이다. 흡연자가 타던 차를 1년 동안 방치했는데 니코틴이 검출된 연구도 있다. 장기적으로 위험에 노출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더 유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흡연 후 남아 있는 냄새는 담배로 인한 산물로 볼 수 있다. 담배 냄새 자체는 니코틴보다는 ‘타르’ 성분과 관련이 있지만 담배가 4000여개의 화학물질로 이뤄져 있고, 일부 성분이 피부에 흡착하면서 냄새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숨을 내쉴 때, 손끝에서 올라오는 담배 냄새는 ‘스트레스’와도 연관이 있다.

정 교수는 “담배 냄새를 ‘악취’라고 분류했을 때, 담배 냄새는 스트레스와 관련이 있다. 악취를 맡으면 스트레스와 연관된 빠른 뇌파가 나타난다는 연구가 있다”며 “냄새 자체가 담배로 인한 결과물이기 때문에 건강과 관련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 게다가 호기, 즉 숨을 내쉴 때 기체의 형태로 있는 담배 관련 물질 농도를 측정한 결과, 흡연 후 1분 내에 배출이 급격하게 줄었지만 이후 14분 동안 지속적으로 배출됐다. 흡연 후 15분 동안 밖에 있다가 실내에 들어가도 호기에 담배 관련 물질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3차 간접흡연을 막는 유일한 해결책은 금연이지만,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해서는 흡연 후 손을 씻고 양치질을 하는 방법을 택해야 한다. 정 교수는 “호기에서 15분 동안 담배 성분이 검출된 연구가 있기 때문에 최소 20분 이상 외부에 있다가 실내로 들어가는 것이 좋다”며 “옷, 가구, 카펫 등의 세탁에도 신경 써야 한다. 섬유탈취제는 냄새를 가릴 뿐 흡착된 물질을 제거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사용을 자제하고, 새것으로 자주 갈아주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유수인 쿠키뉴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