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더 아픈 요실금… 차분하게 대응하세요

입력 2018-08-12 20:36

전국에 최악의 폭염이 이어지면서 대한민국이 펄펄 끓고 있다. 에어컨 바람에 기댈 수 있는 실내에서 벗어나는 순간 입고 있던 옷이 땀으로 젖는 것도 순식간이다. 이내 찝찝함과 불쾌감이 찾아온다. 여름철은 요실금을 겪는 이들에게는 더욱 곤혹이다. 본인 의지와 관계없이 소변이 유출돼 속옷이 젖는 상황을 자주 겪게 되는데 땀으로 젖은 몸에 소변 유출까지 더해져 불쾌감은 배가 되고, 풍기는 소변 냄새에 신경이 더욱 곤두서게 된다. 요실금 경험자들은 자신의 증상을 떳떳하지 않다고 여겨 숨기려는 경향이 많은데 방치하거나 잘못 대처하다 더 큰 병으로 이어질 수 있어 오해를 불식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요실금은 직접적으로 생명을 위협하지는 않지만 일종의 만성질환을 경험하고 있는 것과 같은 영향을 준다. 피부 자극 등 위생적인 문제뿐 아니라 경험자의 수치심을 유발해 사회적 활동을 제한하며, 우울을 초래하여 사회적 비용을 증가 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요실금이 있는 중년 이상 여성의 9.1%가 우울증을 동반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요실금은 심리적 위축을 가져올 수 있어 요실금 경험자들은 가족에게도 자신의 증상을 부정하고, 인정하더라도 숨기고 싶어 한다.

이와 관련 유한킴벌리와 시장조사 전문기업 마크로밀 엠브레인이 요실금 경험자와 주변인을 대상으로 인식 조사를 시행한 결과, 요실금 증상 경험자와 한 달에 5시간 이상의 시간을 함께 보내는 30세 이상의 주변인 400명 중 절반(48.3%)은 지인의 요실금 증상을 자각했음에도 모른 척 넘어갔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유로 지인이 ‘부끄러워할까봐’(30.1%)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고, ‘알리고 싶어 하지 않는 것 같아서’(19.7%), ‘너무 사적인 질문 같아서’(16.6%), ‘기분 나빠 할까봐’(16.6%) 등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었다.

요실금 증상이 나타나면 대처 방법의 효과를 따지지 않고, 주변에서 쉽게 해결할 방법을 우선으로 찾게 되는데 대표적인 것이 생리대이다. 국내 40세 이상 여성 요실금 경험자 300명에게 요실금 발생 시 대처 방법을을 조사한 결과, ‘샤워하거나 속옷을 갈아입는다’(49%)는 답변이 가장 많았고, ‘생리대를 사용한다’(25.7%)도 4명 중 1명에 달했다. 이외에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11.3%), ‘화장지를 덧댄다’(4.3%) 등 불편을 감수하거나 임시방편을 선택하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반면 ‘요실금 전용 패드·라이너 혹은 언더웨어를 사용한다’는 사람은 9.3%에 불과했다.

생리대는 점성이 높고 고형 성분이 많은 생리혈 흡수에 최적화되어 있다. 애초에 많은 양의 액체용으로 설계되지 않았기 때문에 요실금 증상에 생리대를 사용할 경우, 소변을 잘 흡수하지 못하고 냄새 또한 두드러지게 될 수밖에 없다는 단점이 있다. 유한킴벌리가 자사 생리대와 요실금 전용 제품의 소취와 흡수력을 비교한 결과, 요실금 전용 제품은 순간 흡수 시스템이 수분을 꽉 잡아주어 생리대보다 소변 흡수가 2배 이상 더 빠르고 보송보송해 소취에도 장점이 있는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잘 모르고 쓸 수는 있어도 알고선 요실금에 생리대를 사용할 수 없는 이유다.

요실금은 직접적으로 생명을 위협하지는 않지만 일종의 만성질환을 경험하고 있는 것과 같은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병원을 찾는 데는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요실금 경험자 300명을 대상으로 시행된 조사에서 요실금 치료 의향이 있다고 답한 사람은 169명(56.3%)으로 나타났다. 이 중 구체적인 요실금 치료 일정이 없다고 답한 사람(42.6%)이 다수를 차지했고, 1년 이내(27.2%), 3년 이내(17.2%), 5년 이내(8.9%), 10년 이내(4.1%)로 각각 답했다. 또 이들이 걱정하는 부분은 ▶‘요실금 증상의 악화’(50.3%) ▶‘나에게서 냄새가 날까봐’(23%) ▶‘요실금 때문에 자유롭게 활동을 하지 못할까봐’(22%) 등으로 응답했다.

요실금은 적절한 시기를 놓칠 경우 요로계 감염증, 욕창과 낙상 등의 신체적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고, 삶의 질을 저하시킬 뿐만 아니라 우울을 초래해 사회적 비용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보다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조민규 쿠키뉴스 기자 kio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