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자유한국당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홍준표 대표 시절부터 열리지 않았던 당 지도부와 중진 의원 간 연석회의를 거의 1년 만에 열었다. 중진과 사사건건 갈등을 빚으며 회의조차 열지 않던 홍 전 대표와 차별화된 행보다.
김 위원장은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중진 의원 연석회의 시작에 앞서 자리에서 일어나 중진들에게 깍듯이 인사했다. 그는 “비대위원장으로서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다 해보려고 한다. 어렵고 힘든 일이지만 어쨌든 누구라도 해야 하는 일이라 생각하고 당원들과 호흡을 맞춰서 열심히 해보겠다”고 말했다. 이어 “중진 의원들과 이렇게 수시로 정례적으로 말씀을 듣겠다. 지혜로운 말씀, 따가운 말씀 많이 해 달라”고 당부했다.
중진 의원들도 중진 연석회의 부활을 환영하며 적극적으로 의견을 냈다. 비대위에 대한 호평이 대다수였지만 쓴 소리도 나왔다. 정진석 의원(4선)은 “김 위원장이 가치 재정립을 강조했는데, 가치 논쟁도 중요하지만 제1야당으로서 대여 투쟁을 등한시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유기준 의원(4선)도 김 위원장이 ‘국가주의’ 논쟁을 일으키며 문재인정부를 비판한 것에 대해 “일반 국민이 보기에 현안에 대한 답변이 되기는 어렵다”며 “정부의 경제 실패와 안보 무능을 제대로 지적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군현 의원(4선)은 “계파가 아닌 민심에 따른 공천을 하도록 정관·당헌을 바꾸고 제도화해야 한다. 올해가 적기”라며 공천 개혁에 착수할 것을 건의했다.
김 위원장은 북한산 석탄 반입 의혹을 놓고 정부 비판 수위를 높였다. 그는 “이 사안은 공공기관, 기업들과 정부도 관련돼 있어 크게 봐서는 국민 전체가 관련된 사항”이라며 “아차 하는 순간 잘못하면 국가적 재앙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북한과의 (석탄) 거래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모니터링 시스템이 없었다. 국가가 있어야 할 곳에 국가가 없는 것”이라며 “정부의 책임 있는 당국자가 국민에게 설명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종선 심우삼 기자 remember@kmib.co.kr
홍준표와 달리… ‘소통’ 나선 김병준
입력 2018-08-09 0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