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되는 폭염과 강수량 부족으로 농업용수 공급에 차질이 우려되자 전국 자치단체가 비상 대응에 돌입했다.
8일 한국농어촌공사에 따르면 이날 현재 전국 저수지의 평균 저수율은 58.2%로 평년(1991∼2016년)의 72.6%보다 14.4% 포인트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일반적으로 저수율 70% 이상인 ‘관심’ 단계와 60∼70%인 ‘주의’ 단계일 때는 큰 문제가 없지만, 저수율이 50∼60%인 ‘경계’ 단계 이하일 경우에는 급수대책이 필요하다. 지자체 별로 보면 전북(58.2%)과 경기(57.6%), 충남(54.2%)은 ‘경계’ 단계이고 전남(48.2%)은 50% 미만인 ‘심각’ 단계로 대책이 시급한 수준이다.
전남지역 중에서도 최대 곡창지대인 나주평야와 인근 영암지역에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나주호의 저수율이 20%대로 하락했다. 전남지역 3대호인 나주·장성·담양호의 저수율은 나주호가 23.1%, 담양호가 33.7%, 장성호가 50.7%로 모두 평년 이하 수준이다.
저수율 63.4%로 ‘주의’ 단계인 충북 역시 주요 저수지의 저수율은 평년 수준을 밑돌고 있다. 청주 미호저수지는 54.5%, 진천 백곡저수지는 60.1%, 음성 맹동저수지는 57.4%로 평년보다 낮은 저수율을 보였다. 충남의 예산 예당저수지 저수율은 평년(57.2%)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32%였다.
용수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밭작물도 위기 상황이다. 밭은 토양 유효 수분율(흙이 물을 머금은 정도)이 45% 이상이면 ‘정상’, 15∼45%가 10일 이내일 경우 ‘주의’, 10일 이상 지속되면 ‘심함’, 수분율이 15% 미만일 경우 ‘매우 심함’ 단계로 분류된다. 현재 충남은 보령시를 제외한 전 지역이 ‘주의’ 단계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각 지자체는 추가 예산 투입을 통한 급수 시설 지원, 긴급 용수 공급 등 다양한 방법으로 가뭄에 대응하고 있다. 충남은 농업용저수지를 중심으로 양수저류와 간단관개(간헐적으로 물을 끌어들이는 것) 급수를 시행하기로 했다. 밭작물에는 총 9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급수차 및 임시 양수·송수시설, 물탱크, 스프링클러 등을 지원한다.
염해 우려로 사용하지 못했던 방조제 인근 저수지도 개방했다. 충남 홍성군은 홍성호의 염도가 기준치인 1280ppm보다 낮은 898ppm을 기록함에 따라 이르면 9일부터 서부면 해안지역에 용수를 공급하기로 결정했다. 충남도 관계자는 “농업용수는 다음 달 중순까지 주로 사용하기 때문에 상황이 매우 나쁘게 흘러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필요하다면 가뭄대책 예산을 추가 투입해 농사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홍성·청주·무안=전희진 홍성헌 김영균 기자 heejin@kmib.co.kr
폭염과 녹조에 이어 이번엔 가뭄, 평균 저수율 58.2%로 뚝
입력 2018-08-09 04:00 수정 2018-08-09 16: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