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리비아에서 발생한 우리 국민 피랍 사건 해결을 위해 외교부 장관 특사로 백주현(사진) 전 주카자흐스탄 대사를 현지로 파견한다.
외교부 당국자는 8일 “백 전 대사를 이번 주 내로 파견할 예정”이라며 “지난 1일 피랍자 동영상 공개로 상황 변화가 있었기 때문에 리비아 당국과 우리 국민 조기 석방을 위한 심도 있는 협의를 하기 위해 특사를 파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백 전 대사는 2∼3일간 현지에 머물며 리비아 정부 인사들과 협의할 예정이다. 백 전 대사는 재외동포영사국장 재직 시절 삼호드림호(2010년), 삼호주얼리호(2011년) 등 여러 피랍 사건을 다룬 경험이 있다.
앞서 1일 ‘218뉴스’라는 리비아 유력 매체는 페이스북에 피랍자로 보이는 이들이 도움을 요청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올렸다. 영상은 리비아가 아닌 제3국에서 업로드됐으며, 218뉴스는 어떤 경위로 영상을 올렸는지는 밝히지 않고 있다.
외교부는 영상을 정밀 분석해 사태 해결에 활용 중이다. 그러나 피랍 국민의 생사 여부, 납치 세력의 성격, 의도, 현재 위치 등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관련 내용을 파악하고 있는지조차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리비아 정부가 우리 측에 얼마나 많은 정보를 알려주고 있는지가 노출되면 납치 세력과의 협상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리비아 정부가 최고위급 인사들로 특별위원회를 구성할 정도로 사태 해결에 강한 의지를 갖고 우리 정부와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는 알카에다나 이슬람국가(IS) 등 급진 세력이 이번 사건에 연계됐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
정부, 피랍사건 베테랑 외교관 백주현 특사 리비아 파견
입력 2018-08-09 0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