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기무사령부의 계엄 문건 늑장 보고 논란으로 교체설에 휩싸였던 송영무(사진) 국방부 장관을 유임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는 송 장관이 지난 2일 휴가 중이던 문재인 대통령을 독대하며 기무사 개혁안을 직접 보고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데 따른 것이다.
정부 소식통은 7일 “송 장관이 지난 2일 휴가지에서 문 대통령을 만나 기무사를 국방부 본부 형태가 아닌 사령부급 국방부 직할부대로 유지시키는 개혁안을 건의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송 장관은 당초 장관 지휘권 밖의 정보활동을 차단하는 국방부 본부 형태의 기무사 개혁안을 선호했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기존의 사령부 체제를 유지하는 안을 문 대통령에게 보고했다는 얘기다.
문 대통령은 송 장관 보고 다음 날인 3일 기무사 해편(解編)을 지시하며 기무사령관을 남영신 육군 중장으로 전격 교체했다. 국방부는 문 대통령 지시에 따라 기무사를 해체하고 사령부 체제의 군사안보지원사령부를 창설하기로 했다.
국방부 내부에선 송 장관이 국방개혁에 관한 60여개 법 개정이 추진되는 올 연말까지 유임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송 장관 유임론은 후임 인선이 난항을 겪을 수 있다는 점에서 비롯됐다는 해석도 있다.
군 관계자는 “기무사 지휘관들이 국회 국방위원회 회의에서 송 장관과 설전을 벌이는 장면이 생중계된 점이 되레 교체설을 가라앉히는 쪽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송 장관은 6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남은 5개월 동안 국방개혁2.0과 관련한 국정과제를 중점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문 대통령은 송 장관 유임 여부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기무사 계엄 문건의 보고 경위에 대한) 기초적 자료가 문 대통령에게 다 보고됐을 것”이라며 “대통령 판단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송 장관 거취에 대해선 “대통령이 언급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군 일각에선 송 장관이 국방개혁 추진을 명분으로 경질 위기 탈출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
송영무 국방 유임론 부상… ‘기무사 해편’ 전날 文 대통령 독대 보고
입력 2018-08-07 21:45 수정 2018-08-07 2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