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 사실을 검찰에 털어놓은 경위가 구체적으로 공개됐다.
검찰은 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정계선) 심리로 열린 이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 혐의 등 공판에서 김 전 기획관의 진술조서를 공개했다.
김 전 기획관은 지난 1월 구속 뒤 검찰 조사과정에서 “이병모 청계재단 사무국장이 ‘이 전 대통령 심복 중 저를 아는 사람은 김 전 기획관 정도’라고 진술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태도를 바꿨다. 그는 곧바로 김소남 전 한나라당 의원에게서 2억원을 받아 이 국장에게 전달했다고 진술했다.
이어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대보그룹, ABC상사, 능인선원 등으로부터 돈을 받아 전했다”는 진술을 이어나갔다.
검찰은 김 전 기획관이 자백한 배경에 대해 “이 국장이 먼저 이야기를 꺼낼 가능성을 고민한 것 같다”며 “‘죄수의 딜레마’ 상황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공판에서 이팔성 회장이 이 전 대통령 측에 인사청탁과 함께 거액을 건넨 일지가 기록된 비망록도 공개했다.
이 회장은 2008년 3월 28일자 비망록에 ‘나는 그에게 약 30억원을 지원했다. 옷값만 얼마냐. 그 족속들이 모두 파렴치한 인간들’이라고 적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
‘죄수의 딜레마’ 빠진 김백준 “김소남 前 의원 공천헌금 2억 헌납”
입력 2018-08-07 21:33 수정 2018-08-07 2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