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 차도 최대 4차로로 줄인다

입력 2018-08-07 21:56
서울시가 녹색교통진흥지역의 차로를 줄여 승용차 교통량을 2030년까지 30% 줄이는 ‘교통혁명’을 시작한다. 서울 중구 을지로의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앞 장충단로의 현재(왼쪽) 모습과 향후 차로를 줄인 후의 조감도 모습. 서울시 제공

한양도성으로 둘러싸인 서울 도심부는 국내 유일의 녹색교통진흥지역이다. 녹색교통진흥지역은 교통 혼잡과 탄소 배출을 억제하기 위해 특별관리하는 곳으로 서울시의 요청에 따라 지난해 3월 한양도성 안쪽 종로구 8개 동과 중구 7개 동을 포괄하는 16.7㎢가 국내 첫 녹색교통진흥지역으로 지정됐다.

서울시가 녹색교통진흥지역을 대상으로 2030년까지 승용차 교통량을 30% 줄이는 ‘교통혁명’을 시작한다. 이 지역 차도를 최대 4차로를 넘지 않도록 축소하고, 보행과 자전거를 위한 도로를 대폭 늘린다. 이 지역 내 공해차량 진입 제한도 내년 하반기부터 시작한다.

서울시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녹색교통진흥지역 특별종합대책’이 최근 국토교통부 고시를 통해 최종 확정됐다고 7일 밝혔다. 종합대책은 현재 하루 72만대 수준인 녹색교통진흥지역 내 승용차 교통량을 2030년까지 50만대 수준으로 30% 감축하고, 보행 자전거 대중교통 등 녹색교통 이용공간을 2배 이상 확충한다는 게 핵심이다.

이를 위해 한양도성 도로공간 재편이 본격 추진된다. 차도는 최대 4개 차로로 축소한다. 버스 통행이 많은 도로는 버스전용차로를 포함해 최대 6개 차로로 재편한다. 차로를 줄여 도심 자동차 진입 수요를 억제하겠다는 것이다. 줄어든 차로는 보행과 자전거를 위한 공간으로 재편된다.

서울시는 퇴계로, 을지로, 세종대로 등 주요 간선도로를 시작으로 내년부터 차로 축소 공사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설치된 종로자전거도로를 연장해 종로∼청계천∼한강을 잇는 도심 환상형 청계천 자전거도로도 완공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녹색교통 중심의 도심공간 재편에 따라 보행자와 자전거 이용자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도심 차량 제한속도를 간선도로 50㎞/h, 이면도로 30㎞/h로 하향 조정한다. 이밖에도 교통유발부담금 상향, 공영주차장 주차요금 인상 등도 추진한다.

공해차량의 한양도성 진입도 내년부터 어려워진다. 프랑스 파리나 노르웨이 오슬로 등 해외 교통선진도시들은 공해차량의 도심 진입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서울시는 현재 진출입 교통량의 실시간 관리가 가능한 자동차통행관리시스템 구축을 준비 중이며, 내년 하반기부터는 한양도성 녹색교통진흥지역 진출입도로에서 번호판 인식 카메라로 단속을 시작한다.

고홍석 서울시 도시교통본부장은 “국내 첫 녹색교통진흥지역인 서울 한양도성이 녹색교통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하면 사람이 우선되고 도시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는 녹색교통 물결이 전국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