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김경수 주중 재소환”… 영장 청구 관련해선 신중

입력 2018-08-07 18:53 수정 2018-08-07 21:35
약 18시간 동안 특검 조사를 받은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7일 새벽 서울 서초구 특검사무실 앞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드루킹’ 김동원(49·구속 기소)씨와 공범 혐의 등을 받고 있는 김경수 경남도지사를 재소환한다고 7일 밝혔다.

박상융 특검보는 국민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번 주 내로 김 지사를 소환할 예정”이라며 “8일 자세한 일정을 알리겠다”고 말했다. 정례브리핑에서도 “6일 오전 9시30분부터 김 지사를 소환조사했지만 특검이 준비한 질문에 대한 조사를 다 마치지 못했다”며 추가 소환 계획을 밝혔다.

특검팀은 김 지사의 구속 수사 여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박 특검보는 “김 지사 관련 의혹에 관한 질문이 많이 남아 있다”며 “일부 언론에서 김 지사에 대한 영장 검토 보도가 나오는데 추가 조사가 이뤄져야 하므로 영장 단계는 아직 검토하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1차 수사기한인 25일이 20일도 남지 않은 점을 고려할 때 특검팀은 최대한 신중하게 구속영장 청구를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여야 간 정치적 쟁점이 된 상황에서 여권 핵심 인사인 김 지사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될 경우 특검이 수사 동력을 잃고 비판 여론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재소환 절차를 두고 특검과 김 지사 측 사이 해프닝도 있었다. 특검은 브리핑에서 김 지사 측이 포토라인에서 인터뷰하지 않고 바로 조사받게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김 지사 측은 “이 같은 요청을 한 적 없다”며 “재소환 때도 당당하게 포토라인에 서겠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특검 관계자는 “쌍방 간 논의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며 “김 지사 측 입장을 따를 것”이라고 해명했다.

앞서 김 지사는 7일 오전 3시50분쯤 18시간의 밤샘 조사를 마치고 특검 사무실을 빠져나왔다. 김 지사는 페이스북에 ‘장미꽃과 가시’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어떤 길을 가더라도, 그 길이 꽃길이어도 늘 경계하며 걸어가라는 뜻인 것 같다”며 “가시밭길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끝까지 꿋꿋하고 당당하게 걸어가겠다”고 소환조사에 대한 심경을 밝혔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