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라(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가 채용 의사가 별로 없는 해외기업을 초청해 글로벌 취업박람회를 개최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7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코트라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코트라는 2013년부터 해외기업을 국내로 초청해 연 2회 글로벌 취업박람회를 열었다. 그러나 감사원에 따르면 코트라는 수차례 취업박람회에 참가했음에도 채용 실적이 없는 기업을 계속 초청하는 등 부실하게 관리해 왔다. 채용 실적을 고려해 재초청 여부를 결정해야 함에도 코트라는 선정 평가기준에 관련 항목을 마련하지 않았다. 2013∼2017년 글로벌 취업박람회에 3회 이상 참여한 기업 중 20곳은 채용 실적이 전무했다.
또 코트라는 사전 공고한 정보와 다른 조건으로 채용한 기업을 다음 취업박람회 때 참여시켰다. 일부 기업은 구인 공고와 다르게 계약직으로 채용하거나 해외 현지가 아닌 한국에서 일할 근무자를 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영어권 국가의 경우에는 취업비자 발급을 지원하는 현지 기업을 우선 초청해야 하는데도 코트라는 그러지 않았다. 영어권 국가는 취업비자 발급이 제한적이어서 기업이 고용을 근거로 비자 발급을 지원해주지 않으면 외국인의 취업이 어렵다. 2015∼2017년 코트라 취업박람회에 참여한 215개 영어권 기업 중 80곳(37%)이 취업비자 발급 정보를 제공하지 않거나 비자 소지를 채용 우대 조건으로 제시했다.
코트라의 해외무역관 채용 관리도 부실했다. 감사원이 해외무역관 근무 실태를 점검한 결과 병역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국외에 장기체류해 병역법을 위반한 직원 2명이 적발됐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
한국인 채용 의사 없는 해외기업 계속 초청…코트라 취업박람회 관리 소홀
입력 2018-08-07 18:29 수정 2018-08-07 2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