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악의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울산 태화강철새공원 대나무 숲에서 어미 왜가리가 새끼를 위해 온종일 날개로 그늘을 만드는 장면이 포착돼 감동을 주고 있다.
7일 울산시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태화강철새공원에 설치된 ‘철새관찰 CCTV’에 대나무 숲 꼭대기에 둥지를 튼 왜가리 가족의 모습이 잡혔다. 어미 왜가리는 최근 부화한 새끼를 보호하기 위해 하루 종일 햇빛의 방향에 따라 움직이면서 날개로 그늘을 만들었다. 지난달 31일 울산지역의 최고기온은 32.6도였다.
CCTV 영상에는 어미 왜가리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햇빛의 방향이 바뀌자 자리를 이동해가며 날개로 새끼에게 직사광선이 닿지 않도록 애쓰는 모습이 담겼다. 그렇게 하루 종일 새끼를 보호하다 햇빛이 약해지는 저녁나절이 되어서야 비로소 먹이활동을 위해 둥지를 비우는 어미 왜가리의 모습은 며칠째 반복되고 있다.
태화강철새공원은 매년 3월쯤 쇠백로와 황로, 중대백로, 중백로, 왜가리, 해오라기, 흰날개해오라기까지 7종의 백로 등 철새 8000여 마리가 찾아오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여름철새 도래지다. 철새들은 이곳에서 둥지를 틀고 번식하다 10월쯤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로 날아간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
“새끼 더울라” 날개로 그늘 만든 태화강 왜가리의 극진한 모성애
입력 2018-08-07 18:28 수정 2018-08-07 21: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