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 오른 벌들 ‘적색 경보’

입력 2018-08-06 21:44

폭염으로 벌의 활동량이 늘어나며 벌집제거 신고와 벌 쏘임 환자 수가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충남도 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지난달까지 충남지역의 벌집제거 출동건수는 총 251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094건보다 419건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벌 쏘임 환자도 총 165명이 발생해 전년도의 108명보다 57명 늘어났다. 이 기간 대전지역에 신고된 벌집제거 건수는 1354건이었고, 세종에선 6월 말까지 162건의 신고가 접수된 것으로 파악됐다. 벌의 증식기가 8∼10월인 점을 감안한다면 이달부터 벌과 관련된 피해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올 여름은 특히 6월부터 계속된 고온현상으로 벌의 생육환경이 좋아져 벌의 개체 수 역시 크게 늘고 있다는 것이 소방당국의 설명이다.

실제 지난해 충남지역의 벌집제거 출동건수 1만949건 중 70%인 7621건이 8∼9월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벌 쏘임 환자 총 418명 중 전체의 62%인 259명이 8∼9월 사이 발생했다.

대전도 지난해 총 2939건의 벌집 제거 요청 중 8월과 9월에 각각 1060건, 808건으로 두 달 동안에만 전체의 63%가 집중됐다. 폭염이 꺾이고 야외활동이 늘어나는 8월 중순 이후부터 9월까지 관련 피해가 증가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소방당국은 야외활동 시 주변에 벌집이 있는지 살피고 음료나 수박 등 단 음식을 곁에 두지 말 것을 권했다. 또 벌을 유인할 수 있는 향수나 화장품, 색깔이 화려한 옷 등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벌이 접근할 때는 벌이 놀라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자리를 피해야 하며, 벌집 역시 스스로 제거하려 시도하지 말고 119에 신고해야 한다. 충남도 소방본부 관계자는 “폭염이 계속되는 요즘이 벌들이 가장 왕성하게 활동하는 시기”라며 “벌집을 발견하면 즉시 119에 신고해 달라”고 말했다.

대전=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