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드론 암살 기도 용의자 6명 체포

입력 2018-08-06 18:44
4일(현지시간) 방위군창설 기념식 행사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연설을 하는 도중에 폭발물이 터지자 경호원들이 둘러싸고 있다.

베네수엘라 정부가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겨냥한 드론 암살 미수 사건의 용의자 6명을 체포했다고 5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마두로 대통령이 전날 테러 직후 배후 세력으로 미국과 콜롬비아를 거론한 것에 대해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자작극’ 가능성을 제기하고 나섰다.

네스토르 레베롤 베네수엘라 내무부 장관은 수도 카라카스에서 발생한 드론 폭발 공격의 용의자 6명을 테러와 암살 혐의로 체포했다고 국영방송을 통해 발표했다. 용의자 중에는 지난해 8월 발렌시아에 있는 군 기지를 공격한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된 1명과 2014년 반정부 시위에 참여했다가 경찰에 붙잡힌 전력이 있는 1명이 포함됐다.

레베롤 장관은 “드론 2대에 각각 1㎏의 폭발물이 적재됐으며 폭발의 영향은 반경 50m까지 미쳤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폭발물은 ‘C-4(Composite 4)’로 불리는 군용 플라스틱 폭약으로 중요 시설을 파괴할 때 자주 쓰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마두로 대통령이 있는 연단 쪽으로 움직이던 드론 1대는 보안요원이 격추했고, 나머지 1대는 통제 불능 상태가 돼 인근 아파트로 떨어져 폭발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야권은 정부가 무책임하게 증거도 없이 의혹만 제기한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성명을 내고 “정부는 진상규명을 하기보다 반대 세력을 공격하기 위해 이 상황을 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부 야권 관계자는 마두로 정부가 베네수엘라의 심각한 경제위기를 무마하기 위해 이번 사건을 활용하고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볼턴 보좌관은 미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암살 시도에 미국이 연루됐다는 설에 대해 “미국 정부의 개입은 명백하게 없었다”며 “마두로 정권의 자작극 가능성을 포함해 이번 사건을 둘러싼 경우의 수는 많다”고 받아쳤다. 또 “베네수엘라 정부가 미국의 법 위반 가능성을 보여주는 확실한 정보를 알려준다면 진지하게 알아보겠다”면서도 “하지만 그동안 자행됐던 마두로 정권의 부패와 인권 탄압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