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夜시장도 ‘폭염 수난시대’

입력 2018-08-06 18:40
야시장 상인들이 식을 줄 모르는 날씨 때문에 울상을 짓고 있다. 연중 가장 붐벼야 할 시기지만 밤낮 없이 폭염이 기승을 부리면서 손님들의 발길이 확 줄었기 때문이다. 울산은 지난달 20∼29일 열흘간 밤새 최저기온이 25도 밑으로 내려가지 않는 열대야가 이어졌고, 최근에도 열대야 못지않은 뜨거운 밤이 이어지고 있다.

6일 울산 중구 등에 따르면 울산 최초의 야시장인 중구 성남동 큰애기야시장의 방문객은 지난 6월 7만7000여명에서 지난달 5만1000여명으로 줄었다. 지난달 방문객은 올해 들어 가장 적은 숫자로 한여름이 야시장 최성수기임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지난달 매출도 전달보다 30% 이상 감소했다.

폭염이 오기 전만 해도 밤마다 닭꼬치나 쇠고기 초밥 등을 사 먹으려는 손님들이 줄을 섰지만, 폭염특보가 발효된 지난달 중순부터는 손님의 발길이 눈에 띄게 줄었다. 상인 김모(33)씨는 “손님이 예상 외로 크게 줄어 매출이 줄어드는 건 물론 당일 준비한 재료를 모두 폐기처분하는 상황에서 손해가 크다”고 말했다. 다른 한 상인은 “그나마 찾은 손님들도 차가운 일부 메뉴 외엔 거의 구매하지 않는다”며 “장사하는 맛도 없으니 이 더위가 더 힘들다”고 울상을 지었다.

남구와 동구지역 야시장은 폭염에 이미 두 손을 든 상태다. 울산 남구 수암시장에서 운영 중인 ‘수암한우야시장’은 지난해의 경우 일일 방문객 3660명에 달할 정도로 인기리에 운영됐지만 더위가 본격화되자 지난달 초부터 휴장에 들어갔다. 울산 동구 화정동 월봉시장의 ‘달빛바비큐거리’도 폭염이 본격화되며 손님들의 발길이 끊기자 지난달 27일부터 오는 17일까지 휴장에 들어갔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