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회장 “남북 경제협력·공동번영의 중심될 것”

입력 2018-08-05 19:06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3일 북한 금강산 온정각 맞은편 추모비 앞에서 열린 고(故) 정몽헌 전 현대그룹 회장의 15주기 추모식에 참석해 묵념하고 있다. 현대그룹 제공

“올해 안으로 금강산관광이 재개되지 않을까 전망한다. 북측에서도 그렇게 기대하고 있다.”

3일 고(故) 정몽헌 전 현대그룹 회장의 15주기 추모식에 참석하기 위해 당일치기로 금강산에 다녀온 현정은(62) 현대그룹 회장은 북측 인사들과 금강산관광 등 경제협력 논의를 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현 회장이 북한을 방문한 것은 지난 2015년 개성공단 가동이 중단된 지 3년 만이다. 현 회장을 비롯해 임직원 15명이 추모식에 참석한 뒤 강원도 고성 동해선도로남북출입사무소(CIQ)로 입경했다고 현대그룹은 5일 밝혔다.

추모식은 금강산 온정각 맞은편 추모비에서 헌화, 묵념 후 현대그룹과 북측이 각각 추모사를 낭독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북측에서는 맹경일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평화위) 부위원장을 비롯해 20여명이 참석했다.

현 회장은 “김영철 아태평화위 위원장이 ‘아태는 현대에 대한 믿음이 변함이 없고 현대가 남북 사이의 사업을 주도하면 아태는 언제나 현대와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정 전 회장이 돌아가신 지 15년 됐고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지 10년 됐다. 이제 절망이 아닌 희망을 기약하려 한다”며 금강산관광 재개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현 회장은 또 “아태평화위 측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금강산 추모행사를 잘 진행하고 적극 협조하라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며 “북측으로부터 올해 안에 편안한 시간에 평양을 방문하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도 했다.

현 회장은 “(금강산에 가보니)이산가족 상봉행사 때문에 시설 개보수를 많이 하고 있다”면서 “남북이 합심해 경제협력과 공동번영을 추구하는 데 현대그룹이 중심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금강산 추모식에 다녀온 소감을 묻는 질문에는 “오랜만에 금강산에 가게 돼 반가운 마음이 앞섰다. 그동안 찾아뵙지 못해서 죄송하고 안타까운 마음”이라고 전했다.

매년 금강산에서 열려 온 정 전 회장의 추모식은 2008년 관광객 박왕자씨 피살 사건으로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후에도 이뤄졌다. 그러나 개성공단 가동이 중단된 2016년 이후엔 열리지 못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