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위권 3팀 최근 무서운 ‘뒷심’
삼성, 고졸 루키 양창섭 등 활약 가장 강력한 도전장 내놔
롯데, 지난해 같은 ‘뒷심’ 기대 KT, 대포 ‘쾅쾅’ 막강한 화력
“1위 두산 빼면 아무도 몰라”
“40경기 안팎만 남긴 상황이지만, 5게임 차이쯤은 충분히 뒤엎어진다.”
김인식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 고문은 상반기 하위권으로 분류됐던 팀들의 최근 기세가 무섭다며 5일 이같이 말했다. 김 고문은 “4위를 누가 차지할 것인지도 모를 정도”라고 말했다. ‘가을야구’의 주인공은 결국 아시안게임 휴식기 이후 막판에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김 고문이 ‘여름 상승세가 눈에 띈다’고 분류한 3팀은 삼성 라이온즈, 롯데 자이언츠, KT 위즈다. 김 고문은 “이들 3팀은 자유계약선수(FA) 등 전력보강이 좋아 상위권도 가능한 것으로 평가됐지만 상반기에 좋지 못했었다”며 “40경기를 남긴 요즘 들어 상승세를 타고 있다”고 말했다.
3팀 중 가을야구 가능성이 현재 가장 높게 계산되는 팀은 6위 삼성이다. 김 고문은 “루키 양창섭이 굵직한 시합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해 줬고, 이원석 박해민이 팀을 잘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외국인 투수 듀오인 팀 아델만-리살베르토 보니야도 ‘이닝 이터’의 면모를 찾으며 폭염 속에서 불펜진에 소중한 휴식을 줬다. 5일 롯데와의 경기에서 승리투수가 된 아델만은 “팀의 가을야구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8위 롯데는 후반기 들어 넥센 히어로즈를 스윕하는 등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 선발진의 호투, 손아섭의 득점권 활약이 상승세의 비결이다. 롯데 팬들은 지난해와 같은 ‘뒷심’을 기대한다. 지난해 롯데는 전반기를 7위로 마쳤지만 8월부터 승률 1위를 기록해 가을야구를 맛봤다.
KT는 9위로 처져 있지만 타격의 힘을 바탕으로 전반기와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후반기 팀 홈런이 29개로 전통의 홈런군단인 SK 와이번스(26개)보다 많다. 중심타자인 멜 로하스 주니어는 후반기 타율 0.444의 뜨거운 방망이를 자랑한다.
후반기에 약진하는 하위권 팀들이 많다는 것은 전반기에 상위권을 지키던 팀들이 다소 주춤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김 고문은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우 압도적으로 잘했기 때문에 상위그룹에 있었던 게 아니다”며 “지난해에 잘했던 KIA 타이거즈, NC 다이노스 2팀이 예상을 깨고 부진에 빠진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4위 LG는 최근 리그 1위 두산, 2위 SK를 차례로 만나 5연패하는 등 팀 분위기가 좋지 못하다. 특히 ‘잠실 라이벌’ 두산에 올 시즌 전패하며 팬들의 실망도 커졌다. 3위 한화도 타격 부진으로 인한 ‘투타 엇박자’가 후반기에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5일엔 마무리 정우람마저 무너지며 리그 최하위 NC에 2연패를 당했다.
현재 4위 LG부터 8위 롯데까지는 5.5게임 차이다. 결국 각 팀의 이탈 전력들이 아시안게임 휴식기를 활용해 얼마나 빨리 제자리로 돌아오는지가 막판 순위싸움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 고문은 “1위 팀 두산을 빼면 아무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
사자·거인·마법사, 가을야구 ‘문전싸움’
입력 2018-08-06 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