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포비아’ 탈출 또 실패… LG, 두산전 13연패

입력 2018-08-02 23:44

LG 트윈스가 두산 베어스에 또다시 패배하며 시즌 상대전적 11전 전패를 기록했다. 지난 시즌부터 따지면 상대전적 13연패다. 서울 잠실구장을 찾은 LG의 열혈 팬들은 폭염 속에서도 LG 로고가 새겨진 유광점퍼를 입고 응원했다. 지긋지긋한 ‘두산 포비아’를 떨치자는 의미였지만, 끝내 점퍼를 벗어던지지 못했다.

LG는 2일 두산과의 경기에서 5대 6으로 지며 주중 3연전을 모두 내줬다. 1회초 오지환의 솔로홈런으로 선취점을 뽑아냈지만 1회말 두산에 2실점했다. 이후에는 LG가 따라가고 두산이 점수차를 벌리는 흐름이 반복됐다. 안타 개수는 LG(10개)가 두산(9개)보다 많았다. 다만 11개의 잔루를 기록한 타선의 집중력 부족이 LG로서는 아쉬웠다.

양팀은 선린인터넷고의 ‘원투펀치’였던 97년생 동기 김대현(LG)과 이영하(두산)를 선발로 내세웠다. 똑같이 우완 정통파로 시속 140㎞대 중후반의 직구를 뿌리는 둘은 사이좋게 5이닝씩을 던진 뒤 물러났다. 3실점한 이영하는 승리투수, 5실점한 김대현은 패전투수가 됐다.

LG 선수들의 플레이에서는 ‘배수의 진’을 친 태도가 엿보였다. 4번 타자 김현수는 3점차로 끌려가던 7회초 타석에서 기습번트를 시도했다. 8회초 이형종의 솔로홈런으로 5-6, 1점차까지 따라붙은 뒤에는 8회말 마무리 정찬헌이 마운드에 올랐다. 어떻게든 경기를 뒤집겠다는 의지였다.

하지만 두산도 끝까지 긴장을 풀지 않았다. 6-4로 앞선 7회말 무사 1루 찬스에서는 직전 타석에서 3루타를 친 양종민에게 희생번트 사인을 냈다. 이날 3안타를 포함해 5차례 출루한 류지혁은 한 베이스를 더 가려 애쓰는 적극적인 주루플레이를 보였다. 마무리 함덕주가 8회초 등판, 5개의 아웃카운트를 책임지며 21세이브를 올렸다.

이날 경기가 치러진 서울 잠실구장의 체감온도는 낮 한때 45도에 육박했다. 선수들은 연신 모자와 헬멧을 벗고 흐르는 땀을 닦았다. 류중일 LG 감독은 유광점퍼를 입고 연패 탈출을 염원하는 팬들의 사진을 봤다고 했다. 그는 “미안해 죽겠다”고 말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

<2일 프로야구 전적>

△KT 3-5 한화 △NC 2-3 삼성

△넥센 4-3 SK △롯데 9-6 K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