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도 송영길도 “이해찬은 소통 부족”, 이해찬 “인정한다. 열심히 하겠다”

입력 2018-08-03 04:00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송영길 이해찬 김진표 후보(왼쪽부터)가 2일 광주 남구 광주MBC에서 열린 첫 TV토론회에 앞서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세 후보는 고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인연을 강조하며 호남 민심 잡기에 주력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대표 후보들이 2일 첫 TV토론에 나섰다. 세 후보가 한자리에 모여 토론을 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후보들은 상대 후보의 약점을 지적하며 자신이 당대표 적임자임을 피력했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호남 표심을 공략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토론회는 광주MBC에서 한 시간 동안 진행됐다.

세대교체론을 내세우는 송영길 후보는 이해찬 후보의 ‘불통’을 문제 삼았다. 송 후보는 이 후보에게 “대표가 되면 원활히 소통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며 “저도 4선인데 이 후보에게 전화하기가 쉽지 않다. 초선 의원 66명과 소통할 수 있는 방안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이 후보는 “당직을 맡지 않아 자주 뵙지 못했다. (지금까지) 소통을 못한 사실을 인정하고 앞으로 열심히 하겠다”고 답했다.

김진표 후보는 이 후보의 최근 발언들을 지적했다. 김 후보는 “이 후보는 보수궤멸 발언, 20년 집권 발언으로 야당의 반발을 샀다. 불필요한 야당과의 논란이 소통을 어렵게 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다른 당 사정이 여의치 않아 노력이 소홀했다. 9월 국회에서는 정비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이명박·박근혜 정권을 지나면서 국민 참여 정책이 흔들렸다. 독일의 사민당만 봐도 20년씩은 해야 뿌리가 내린다”며 20년 집권론을 재차 강조했다.

국군기무사령부의 계엄령 문건 사태로 출마를 결심했다는 이 후보는 상대 후보들에게 기무사 문제에 대한 입장을 물었다. 송 후보는 “5·18민주화운동을 광주에서 겪은 사람으로서 끔찍한 시나리오라고 생각한다. 내란음모예비죄에 해당한다”며 “이번 기회에 기무사를 해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후보는 “해체를 전제로 한 전반적인 개편이 필요하고 군사정보기관으로서만 존치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일 계속되는 폭염 대책에 대한 토론도 이어졌다. 김 후보는 “폭염기 3개월간 가정용 전기에 누진제를 일시 정지해야 한다. ‘에너지 바우처’ 등도 함께 고려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송 후보는 “전력사용 피크타임 때 블랙아웃(대규모 정전 사태)을 막는 탄력적 전력운용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이재명 경기지사 거취와 관련해서는 세 후보 모두 언급을 피했다. 전날 추미애 당대표가 “네거티브나 흠집 내기를 자제해 달라”고 당부한 때문으로 보인다.

다만 외부에서 뜬금없이 네거티브가 터져 나왔다. 정청래 전 의원은 지난달 31일 자신의 트위터에 “한번 맞혀 보실래요? 다음 중 최순실 은닉재산 몰수 특별법 발의에 동참하지 않고 완강히 거부한 사람은?”이라며 후보자들의 이름을 선택지로 남겼다. 특별법 발의에 참여하지 않은 김 후보를 겨냥한 것이다. 정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 후보를 공개 지지한다는 글을 올렸다.

한편 리얼미터가 교통방송의 의뢰로 당대표 적합도 조사를 한 결과 이 후보가 26.4%로 1위를 기록했다. 김 후보가 19.1%로 2위, 송 후보는 17.5%로 3위였다. 민주당 지지층(430명)만 두고 봤을 때는 이 후보가 35.7%로 크게 우위를 보였다. 다만 유보층도 32.4%로 나타나 향후 판세가 바뀔 가능성이 있다. 이번 조사는 리얼미터가 지난달 31일부터 1일까지 전국 19세 이상 성인 2만1344명을 접촉해 최종 1002명이 응답한 결과다.

심희정 김성훈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