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자유한국당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은 2일 “박정희 전 대통령 이래 새로운 성장 모델을 만들지 못하고 있는데 과거의 성공신화를 뛰어넘어 다시 대한민국의 기적을 만들 때가 됐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회의에서 “우리는 박 전 대통령 시절 굉장히 성공적인 성장의 신화를 갖고 있다. 그때는 국가가 주도해 보릿고개를 넘고 ‘한강의 기적’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자신의 행보에 대한 당내 일각의 ‘좌클릭’ 우려를 불식하는 동시에 보수층을 끌어안기 위해 ‘박정희 시대’의 긍정적인 면을 거론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 위원장은 다만 “다시 한번 기적을 만들기 위한 모티브는 어디서 찾느냐. 잠재 역량을 가진 우리 국민이 성장의 축이 되도록 국가 운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장과 시민사회가 엔진이 되는 성장 모델 구축이 필요하다는 설명도 달았다. 문재인정부가 국가주의적 경향을 보인다며 재차 각을 세우면서 자신이 구상하는 국정 운영의 비전을 제시한 것이다.
김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한국당 구원투수로 영입된 비대위원장이라기보다 대권주자 같다”는 평가도 나온다. ‘통합’을 강조하며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민생 현장 탐방에 나선 것도 이러한 맥락으로 거론된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교통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김 위원장이) 일반적 상식의 비대위원장 범주를 넘는 대권 행보를 하고 있는 것이 눈에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당은 다음 주부터 비대위 산하 4개 소위, 1개 특위를 가동하기로 했다. 민생입법을 다루는 ‘정책·대안정당소위’에는 함진규 정책위의장과 김종석 의원이, 정당 개혁을 다루는 ‘투명정당소위’에는 김용태 사무총장 등이, 공천 시스템 등을 다루는 ‘시스템·정당개혁소위’에는 박덕흠 의원 등이, 당의 가치를 재정립하기 위한 ‘좌표·가치재정립소위’에는 김선동 여의도연구원장과 유민봉 의원 등이 참여한다. 여성·청년특위는 이수희·정현호 비대위원이 주축이 돼 외부 전문가와 함께 활동한다는 계획이다. 또 홍준표 전 대표 체제에서 한동안 열지 않았던 당 지도부·중진의원 연석회의도 월 1회 정례적으로 열기로 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박정희 신화 뛰어넘자는 김병준, “대권주자냐”는 비판도
입력 2018-08-03 0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