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밤 ‘황홀한 몸짓’ 매력에 빠져보세요

입력 2018-08-03 04:03
수원발레축제에 참가하는 와이즈발레단의 공연. 와이즈발레단 제공
국립발레단의 ‘해설이 있는 발레-돈키호테’의 한 장면. 국립발레단 제공
8월 서울과 경기도 수원·부천, 인천 등 수도권의 여름밤이 발레로 물든다. 실내 공연뿐 아니라 야외 잔디밭 무대도 있어 색다른 맛을 선사한다.

가장 눈길을 끄는 행사는 수원시가 주최하고 발레STP협동조합(이사장 김인희)이 주관해 20∼26일 수원 수원제1야외음악당에서 펼치는 ‘2018 수원발레축제’이다. 유니버설발레단 서울발레시어터 이원국발레단 SEO(서)발레단 와이즈발레단 김옥련발레단 등 국내 정상의 6개 민간 발레단이 참여해 클래식 발레에서 모던 발레까지 다양한 장르를 선보인다. 각 발레단 단장이 나와 작품과 발레 역사, 발레 관람 예절 등에 대해 설명해주는 ‘친절한 발레 공연’이다. 아마추어 발레단의 자유참가 공연, 발레 체험교실 등 부대행사도 풍성하다.

김선희발레단은 미국 뉴욕 진출에 앞서 20년 넘게 지속해온 간판 발레 ‘인어공주’를 10∼12일 서울 마포구 마포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인어공주는 안데르센 동화를 바탕으로 각색한 순수 창작 발레로 1997년 초연됐다. 2001년 판타지 2막 발레로 재탄생한 뒤 여러 차례 개작을 거치며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초현실적 배경과 비극적인 사랑 묘사에 집중해 남녀노소 모두가 동경하는 동심의 세계를 그린다. 인어공주가 왕자에게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죽는 원작과 달리, 이 발레에서 인어공주는 진주 피리를 통해 왕자와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 인어공주 역의 이수빈 박선미, 왕자 역의 이상민 양준영 등 국제 콩쿠르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둔 무용수들이 총출동해 판타지 발레의 매력을 발산한다. 평론가들로부터 “한국형 글로벌 발레의 출발 신호”라는 평가를 들은 이 발레는 오는 10월 뉴욕시티센터 초청 무대에 오른다.

국립발레단의 ‘해설이 있는 발레-돈키호테’는 인천과 수원을 찾아간다. 10일 인천 부평구문화재단의 초청으로 부평아트센터 해누리극장에서 공연한다. 이어 12일에는 수원문화재단이 수원SK아트리움 무대에 올린다. 세르반테스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하지만 발레 ‘돈키호테’의 주인공은 돈키호테가 아니다. 돈키호테가 여행 중에 만난 선술집의 명랑한 딸 키트리와 낙천적인 이발사 바질의 우여곡절 사랑 이야기를 다룬다. 강수진 예술감독이 이끄는 국립발레단이 발레 대중화를 목적으로 선보였던 프로그램 가운데 가장 큰 사랑을 받았던 작품이다. 전막 작품의 주요 장면을 선별해 해설과 함께 선보인다. 오스트리아의 발레 음악가 루드비히 밍쿠스가 작곡한 선율과 함께 화려한 의상과 카리스마 있는 투우사의 춤 등이 흥겹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