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계약선수(FA) 선언이 1년 늦으면 어떤가? 확실히 낫는 것이 중요하다.”
미국프로야구(MLB) LA 다저스 류현진(31)의 스승인 김인식(작은 사진)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 고문은 2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많은 이들이 FA 이야기를 하지만, 류현진은 급하게 생각하면 안 된다”고 밝혔다. 지난 5월 3일(한국시간) 투구 중 왼쪽 허벅지 안쪽에 큰 통증을 느낀 류현진은 3개월의 재활 끝에 마운드 복귀를 앞두고 있다. 올 시즌 종료 뒤 FA 자격도 얻는다.
김 고문은 “류현진은 스피드가 빼어나진 않지만, 몸만 건강하면 MLB에서도 충분히 경기운영이 되는 선수로 꼽힌다”고 말했다. 부상을 말끔히 털지 못한 채 조급하게 복귀하는 것은 장기적으로도 현명하지 못하다는 조언이었다. 김 고문은 “현지에서 잘 알아서 조치하겠지만, 나는 재발을 걱정하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류현진의 사타구니 부상은 2016년에 이어 2번째다.
김 고문이 “마치 회초리를 때리듯 투구폼이 경쾌해졌다”고 평가할 만큼 류현진은 올 시즌 초반 페이스가 좋았다. 부상 전까지 6경기에서 3승, 평균자책점 2.12의 성적으로 실질적인 다저스 에이스 역할을 수행했다. 컷패스트볼, 체인지업 등 다양한 구종의 제구가 잡히면서 직구 구위도 되살아났다. 9이닝당 탈삼진은 10.92개로 MLB 진출 뒤 처음으로 두 자릿수였다.
김 고문이 느긋한 마음을 강조하는 이유는 지난 5월 부상 역시 류현진의 조급증으로 해석되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어깨 수술 이전의 강한 공을 던지고픈 마음이 자신도 모르게 하체에 무리를 줬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그가 다친 부위는 투구 전 힘을 모을 때 버티는 왼쪽 다리다.
승리투수가 될 때마다 김 고문에게 전화를 걸던 류현진은 재활 기간엔 연락을 하지 않았다. 류현진은 3일 다저스 산하 싱글A인 랜초쿠카몽가 퀘이크스의 유니폼을 입고 레이크엘시노어 스톰을 상대로 실전 등판한다. 김 고문은 “70∼80구의 전력투구를 봐야 완전히 회복됐는지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
“현진아! FA 늦으면 어때… 확실히 낫는 게 중요해”
입력 2018-08-02 18:29 수정 2018-08-02 2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