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보수 텃밭이던 서울 강남구에 23년 만에 더불어민주당 출신 구청장이 당선됐다. 주인공은 바로 정순균(사진) 강남구청장이다. 정 구청장은 당시 자유한국당 후보보다도 5% 포인트 높은 득표율을 기록하며 강남구의 민심이 바뀌었음을 당선으로 증명했다. 하지만 정 구청장은 자신이 ‘행정가’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 31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구민 삶에 들어가 보면 정치가 파고들 여지가 없다”며 “이념이나 정파를 초월해서 강남구민을 위해서만 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구청장의 이력은 화려하다. 중앙일보 기자를 거쳐 노무현 대통령후보 언론특보, 국정홍보처 처장, 한국방송광고공사 사장을 지냈다. 이런 이력 때문에 그가 굵직한 현안 위주로만 구정을 챙길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인터뷰 내내 정 구청장은 큰 사업 뿐 아니라 구민들을 위한 세밀한 정책이 동시에 이뤄져야 ‘품격있는 변화’를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 구청장은 매일 구청 간부들에게 관내 주민 불편사항이나 개선이 필요한 현장을 사진으로 제보 받는다. 또 취임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22개 동 주민들을 만나며 애로사항을 듣는 ‘현장데이트’를 9차례 진행했다.
‘강남’하면 떠오르는 것은 부동산이나 사교육 광풍으로 만들어진 ‘부자동네’ 이미지다. 하지만 강남구는 기초생활수급자 숫자가 서울에서 8번째로 많은 자치구다. 빈부격차를 그대로 보여주는 현장인 셈이다. 정 구청장은 “가진 사람과 덜 가진 사람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 것인지 늘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드웨어적인 측면 뿐 아니라 ‘강남페스티벌’과 같은 문화 축제를 열고 주민들을 위한 생활체육시설도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신연희 전 강남구청장은 임기 내내 서울시와 갈등하며 대립했다. 정 구청장은 취임 이후 서울시에 인사교류를 요청해 정유승 주택건축국장을 부구청장으로 영입했다. 시와 재건축 문제를 원활하게 풀어가겠다는 정 구청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정 구청장은 “서울시와 소통하고 협력해 상생하는 관계가 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나 기자
[단체장에게 듣는다-정순균 서울 강남구청장] 22개동 주민들과 현장 데이트… “세밀한 정책 펼칠 것”
입력 2018-08-01 21: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