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E 무선 데이터 사용량 폭증… 5G 구축 前 조기 포화 위기감

입력 2018-08-01 18:53

이동통신 3사가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경쟁에 뛰어들면서 전체 데이터 사용량(트래픽)이 폭증하기 시작했다. 5G 통신망이 갖춰지기도 전에 LTE(4G) 통신망이 조기 포화상태에 이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6월 기준 LTE 트래픽이 36만3782TB(1TB=1000GB)로 집계됐다고 1일 밝혔다. 올 들어 6개월 동안 약 4만9000TB가 늘어났다. 지난해 한 해 동안의 트래픽 증가량 6만TB와 맞먹는 수치다.

올해 트래픽 급증은 LG유플러스·KT의 신규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출시 시기와 맞물린다. 두 회사는 각각 2월과 5월 데이터 속도·용량 제한이 없는 ‘완전 무제한 요금제’를 출시했다. 아울러 KT는 기존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에 데이터 혜택을 대폭 키운 요금제를 추가했다. 추가 데이터에 속도 제한이 있다는 점만 빼면 이 요금제도 ‘완전 무제한 요금제’처럼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제공한다.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혜택과 종류가 늘어나면서 해당 요금제 가입자 수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올해 1분기에는 53만여명, 2분기에는 약 70만명이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에 가입했다. 올해 6월 기준 무선통신 가입자의 31.89%가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쓰는 것으로 추산된다.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가입자들의 개별 데이터 이용량도 급등하는 추세다. 무제한 요금제 가입자의 1인당 월평균 트래픽은 19.8GB에 이른다. 일반 요금제 가입자(월 1.9GB)보다 10배 많은 수준이다. 전체 트래픽에서 데이터 이용량 상위 10%의 트래픽 비중도 매년 늘고 있다. 데이터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SK텔레콤이 지난달 신규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출시한 것도 트래픽 추이를 결정할 주요 변수다. SK텔레콤은 무선통신 가입자의 약 50%를 점유하고 있어 트래픽 증가세가 더욱 두드러질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LTE 통신망이 조기 포화상태에 이를 수 있다고 우려한다. 트래픽 관리를 위한 통신설비 투자비용은 매년 큰 차이가 없는데, 트래픽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신망에 과부하가 걸리면 데이터 속도가 느려지는 등 통신품질이 떨어진다.

이동통신업계 관계자는 “트래픽 포화 위기감에는 공감하고 있다”며 “5G를 빨리 상용화하려는 이유 중 하나도 LTE 트래픽을 분산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가 남는 주파수를 활용해 LTE 주파수를 확충하거나, 중장기 5G 주파수 관리 대책 등 트래픽 관리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