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문건 추가 공개로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임명된 대법관 3명이 1일 퇴임했다. 고영한 김창석 김신 대법관은 퇴임사를 통해 최근 사법부를 둘러싼 의혹에 대해 “안타깝고 참담한 마음”이라고 전했다.
사법행정권 남용에 관여한 의혹을 받고 있는 고 대법관은 “제가 법원행정처장으로 재직하던 시기에 제 부덕의 소치로 법원 가족은 물론 국민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려 매우 송구스럽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요사이 법원 안팎에서 사법에 대한 신뢰가 무너져 내리고 있다”며 “저로서는 말할 자격이 없음을 잘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검찰은 부산 법조 비리 의혹에 연루된 문모 판사의 비위를 덮기 위해 고 대법관이 재판에 개입한 정황이 담긴 문건을 확보했다.
김창석 대법관도 “법원이 처한 현재의 상황이 안타깝다”며 “잘못된 부분은 바로잡아야 하고 오해가 있는 부분은 충분히 해명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신 대법관은 재판 거래 의혹에 대해서 강하게 부인했다. 김 대법관은 “언젠가는 진실이 밝혀지겠지만 대한민국 대법관들이 법과 양심에 어긋나는 재판은 하지 않았다는 점은 분명히 확인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6월 대법관 전원 13명은 김명수 대법원장이 검찰 수사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히자 “재판 거래 의혹은 근거 없는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며 공식 입장을 낸 바 있다.
3명의 대법관이 6년의 임기를 마침에 따라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임명된 대법관은 13명 중 7명이 됐다. 김선수 노정희 이동원 신임 대법관의 임기는 이날 자정부터 시작됐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
사법농단 의혹 속에… 대법관 3인 어수선한 퇴임식
입력 2018-08-01 18: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