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취수장 이전, 합리성에 문제”… 환경부 장관 발언 일파만파

입력 2018-08-01 18:41 수정 2018-08-01 21:56
대구시의원들이 1일 의회 간담회장에서 환경부장관의 발언을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대구시의회가 1일 대구 취수원 이전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김은경 환경부장관을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김 장관의 발언 후 대구지역에서는 이에 반발하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배지숙 의장 등 시의원 24명은 이날 오전 대구시의회에서 “대구 취수원과 관련한 환경부장관의 인식에 심히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시의원들은 “1991년 페놀사태 이후 대구시민들은 대구상수원 오염문제로 속이 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다”며 “이런 상황인데도 환경부장관은 물산업클러스터를 육성하는 도시니까 잘 정수해서 먹으라는 식으로 말하고 경남과 울산을 들먹이며 영남권 지자체간에 갈등을 조장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고 비판했다. 시의원들은 환경부장관에게 발언 사과와 취수원 문제 해결, 영남권 5개 단체장과 함께 낙동강 수질개선을 위한 협의 등을 촉구했다.

문제의 발단은 지난 26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환경부 업무보고 자리에서 김 장관이 한 발언이다. 김 장관은 “대구 취수장을 구미시로 이전하는 것은 합리성에 문제가 있다” “대구 취수원을 이전하면 부산·경남 물 문제는 어떻게 해결하나” “물산업클러스터를 유치한 대구가 제대로 물을 정수하는 기술을 외면하는 것은 모순” 등의 발언을 했다. 당시 대구시는 즉각 “대구시민들이 안심하고 수돗물을 마실 수 있는 가장 빠른 현실적인 대안은 취수원 이전뿐”이라며 반박했다.

반발 기류는 더 확대될 전망이다. 지역 국회의원들도 대구시와 함께 취수원 이전 추진단을 꾸려 이 문제에 대처하기로 뜻을 모았기 때문이다. 자유한국당 강효상 의원(비례·대구 달서병 당협위원장)은 이미 지난 27일부터 취수원 이전 서명 운동을 벌이고 있다.

대구=글·사진 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