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에서 가계신용대출을 받는 대출자 10명 중 8명은 연 20%대 고금리를 적용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축은행은 낮은 금리로 조달한 자금을 고금리에 빌려줘 높은 수익을 올렸다. 금융당국은 금리가 합리적으로 설계될 수 있도록 주기적으로 관련 정보를 공개하고 금리경쟁을 유도하기로 했다.
금융감독원은 30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저축은행 가계신용대출금리 운용실태 및 향후 감독방향’을 발표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저축은행에서 가계신용대출을 받은 109만1000명 가운데 78.1%(85만1000명)가 연 20%대 고금리를 부담하고 있었다. 예금보장제도를 통해 저리로 돈을 조달하고 있음에도 시중은행의 4배 가깝게 예대금리차(8.3%)를 벌려 이자 장사에 집중한 셈이다.
대출액 기준으로도 고금리 비중이 높았다. 가계신용대출액(10조2000억원) 중 66.1%인 6조7723억원이 고금리 대출이었다. 특히 대부계열 저축은행을 포함한 상위 7개사의 고금리대출액 비중은 73.6%로 평균(66.1%)보다 높았다. 오케이저축은행의 고금리 대출액은 1조7633억원, 대출 비중은 90.9%에 달했다. 유진(88.3%)과 웰컴(84.5%)의 고금리 대출 비중도 80% 이상이었다.
저축은행이 5등급 이상 중신용자들에게 20%대 금리를 부과해온 관행도 도마에 올랐다. 등급별로 보면 6등급의 평균금리가 23.4%였는데, 저신용자인 8∼10등급의 금리는 25.2%였다. 중신용자와 저신용자의 대출금리가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고금리 대출은 저축은행의 고수익으로 이어졌다. 올 1분기 저축은행의 평균 순이자마진(NIM)은 6.8%로 은행(1.7%)보다 4배나 높았다. NIM은 자산운용 수익에서 조달비용을 뺀 나머지를 운용자산 총액으로 나눈 수치로 수익성을 보여주는 지표다. 대손비용을 감안한 순이자마진도 4.0%로 은행(1.5%)보다 배 이상 높았다. 신용등급이 낮은 대출자에 대한 위험을 고려하더라도 이자 마진을 지나치게 많이 남겼다는 뜻이다. 고금리 대출액이 많은 저축은행 20곳 가운데 대손비용을 감안한 후 NIM이 가장 높은 곳은 웰컴저축은행(9.3%)이었다.
금감원은 앞으로 분기마다 저축은행의 고금리 취급 실태 관련 정보를 공개하기로 했다. 법정 최고 금리 인하 시 기존 대출자도 낮춘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도록 저축은행 ‘여신거래기본약관’도 연내 개정할 방침이다. 저축은행의 비대면 채널을 활성화하고, 대출 경로별 금리 비교 공시를 도입해 금리경쟁도 유도한다.
임주언 기자 eon@kmib.co.kr
저축銀 신용대출자 10명중 8명 20%대 고금리 부담
입력 2018-07-31 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