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탈당” 외친 김진표 친문 표밭 매기 전략 분석
송영길 “이전투구 모습… 수사 후 원칙적 대응해야”
李와 연대설 나온 이해찬 “전대와 상관없을 것” 일축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에 ‘이재명 변수’가 돌발적으로 불거졌다. 김진표 후보가 같은 당 소속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탈당을 요구한 이후 후보 간 갑론을박이 거세지고 있다. ‘조폭 연루설’에 휘말린 이 지사 거취에 대한 입장이 득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자 후보들이 본인에게 유리하게끔 상황에 대응하고 있다.
송영길 후보는 30일 기자들을 만나 김 후보의 이 지사 탈당 요구에 대해 “당내 문제를 가지고 이전투구하는 모습을 보이면 국민이 안 좋게 본다”고 비판했다. 송 후보는 “‘첫째도 경제, 둘째도 경제’라고 하는 분(김 후보)이 당내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며 “수사를 하고 있으니까 지켜봐야 할 문제다. 철저히 규명하고 수사하고 그 이후에 원칙적인 대응을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김 후보 측은 원론적 언급이었다는 입장이다. 한 관계자는 “이 지사뿐 아니라 누구라도 당에 부담을 주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라며 “김 후보가 공약한 권리당원 청원 제도와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권리당원 청원 제도는 청와대 국민청원 제도처럼 당원들이 당에 직접 각종 요구사항을 청원할 수 있는 제도다. 앞서 김 후보는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이 지사 문제가) 당에 큰 부담이 되고 문재인 대통령에게도 부담이 된다”며 “우리 당 지지율 하락에도 상당한 영향을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 안팎에서는 김 후보가 이 지사에 대한 반감이 큰 친문재인(친문) 성향 당원들의 지지를 얻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 많다. 친문 성향 당원들은 지난 6·13 지방선거 당시 친문 직계로 분류되는 전해철 의원을 경기도지사 후보로 적극 지지했다. 전 의원이 경선에서 패하고 이 지사가 당선된 이후에도 그에 대한 반감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김 후보가 ‘이재명 탈당’ 카드를 던진 것은 이해찬 후보와의 전선을 명확히 하려는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이 후보와 이 지사는 지방선거 이후 이 후보의 최측근인 이화영 전 의원이 경기도 연정부지사로 임명되면서 ‘연대설’이 나오고 있다. 이 후보는 이 지사 문제와 관련해 “그 부분에 대해 잘 모르겠다. 전당대회와는 관계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대신 이 후보는 광주를 방문,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후보는 전해철 의원이 당대표 예비경선 당시 김 후보를 지지한 것이 친문 진영의 김 후보 지지가 아니냐는 질문에 “친문은 의미가 없다”며 “지방선거 때 경기도지사에 나선 전 의원을 김 후보가 지지한 건 사실이지만 이번에 전 의원이 (김 후보를 지지하는 건) 보상 차원은 아니다”고 말했다.
김 후보와 송 후보는 이날 대의원대회에 연이어 참석했다. 김 후보는 경기 의정부을 대의원대회를 시작으로 서울 강동갑·송파을·중랑을, 경기 성남 분당을 대의원대회까지 모두 5곳을 찾아 ‘유능한 경제 당대표론’을 강조했다. 송 후보도 서울 노원갑·강서을, 경기 성남 분당을 지역 대의원대회에 참석해 세대교체론을 부각시켰다.
임성수 김성훈 기자 joylss@kmib.co.kr
민주당 당대표 선거판 흔드는 ‘이재명 변수’
입력 2018-07-31 0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