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당대표 선거판 흔드는 ‘이재명 변수’

입력 2018-07-31 04:03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예비선거(컷오프)를 통과한 3명의 후보가 29일부터 본선 레이스를 본격화했다. 이해찬 후보와 김진표 후보가 각각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고, 송영길 후보는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현충탑에 참배하고 있다(왼쪽 사진부터). 뉴시스

“이재명 탈당” 외친 김진표 친문 표밭 매기 전략 분석
송영길 “이전투구 모습… 수사 후 원칙적 대응해야”
李와 연대설 나온 이해찬 “전대와 상관없을 것” 일축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에 ‘이재명 변수’가 돌발적으로 불거졌다. 김진표 후보가 같은 당 소속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탈당을 요구한 이후 후보 간 갑론을박이 거세지고 있다. ‘조폭 연루설’에 휘말린 이 지사 거취에 대한 입장이 득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자 후보들이 본인에게 유리하게끔 상황에 대응하고 있다.

송영길 후보는 30일 기자들을 만나 김 후보의 이 지사 탈당 요구에 대해 “당내 문제를 가지고 이전투구하는 모습을 보이면 국민이 안 좋게 본다”고 비판했다. 송 후보는 “‘첫째도 경제, 둘째도 경제’라고 하는 분(김 후보)이 당내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며 “수사를 하고 있으니까 지켜봐야 할 문제다. 철저히 규명하고 수사하고 그 이후에 원칙적인 대응을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김 후보 측은 원론적 언급이었다는 입장이다. 한 관계자는 “이 지사뿐 아니라 누구라도 당에 부담을 주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라며 “김 후보가 공약한 권리당원 청원 제도와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권리당원 청원 제도는 청와대 국민청원 제도처럼 당원들이 당에 직접 각종 요구사항을 청원할 수 있는 제도다. 앞서 김 후보는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이 지사 문제가) 당에 큰 부담이 되고 문재인 대통령에게도 부담이 된다”며 “우리 당 지지율 하락에도 상당한 영향을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 안팎에서는 김 후보가 이 지사에 대한 반감이 큰 친문재인(친문) 성향 당원들의 지지를 얻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 많다. 친문 성향 당원들은 지난 6·13 지방선거 당시 친문 직계로 분류되는 전해철 의원을 경기도지사 후보로 적극 지지했다. 전 의원이 경선에서 패하고 이 지사가 당선된 이후에도 그에 대한 반감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김 후보가 ‘이재명 탈당’ 카드를 던진 것은 이해찬 후보와의 전선을 명확히 하려는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이 후보와 이 지사는 지방선거 이후 이 후보의 최측근인 이화영 전 의원이 경기도 연정부지사로 임명되면서 ‘연대설’이 나오고 있다. 이 후보는 이 지사 문제와 관련해 “그 부분에 대해 잘 모르겠다. 전당대회와는 관계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대신 이 후보는 광주를 방문,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후보는 전해철 의원이 당대표 예비경선 당시 김 후보를 지지한 것이 친문 진영의 김 후보 지지가 아니냐는 질문에 “친문은 의미가 없다”며 “지방선거 때 경기도지사에 나선 전 의원을 김 후보가 지지한 건 사실이지만 이번에 전 의원이 (김 후보를 지지하는 건) 보상 차원은 아니다”고 말했다.

김 후보와 송 후보는 이날 대의원대회에 연이어 참석했다. 김 후보는 경기 의정부을 대의원대회를 시작으로 서울 강동갑·송파을·중랑을, 경기 성남 분당을 대의원대회까지 모두 5곳을 찾아 ‘유능한 경제 당대표론’을 강조했다. 송 후보도 서울 노원갑·강서을, 경기 성남 분당을 지역 대의원대회에 참석해 세대교체론을 부각시켰다.

임성수 김성훈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