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토종 4G 통신기술 ‘와이브로’가 상용화 12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LTE에 밀려 시장에서 도태된 것이다.
KT는 와이브로 서비스를 9월 30일 종료한다고 30일 밝혔다. KT 와이브로 가입자는 5만명 수준이다. KT는 “가입자가 줄어든 데다 와이브로 단말기·통신장비 생산이 중단돼 서비스를 이어가기 어렵다”며 “기존 와이브로 가입자가 LTE 요금제로 전환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설명했다. KT는 와이브로 망에 1조2000억원을 투자했지만 벌어들인 수익은 20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도 와이브로 주파수 이용기간이 만료되는 내년 3월 전에 와이브로 서비스를 중단할 계획이다. SK텔레콤 와이브로 가입자 수는 1만8000명 수준이다. KT와 SK텔레콤 와이브로 망에 할당됐던 주파수 대역은 조만간 5G 용도로 재할당될 전망이다.
와이브로는 포화 상태에 이른 3G 망을 대체하기 위해 2006년 상용화됐다. 휴대용 와이파이 ‘에그(EGG)’를 갖고 다니면 어디서든 무선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게 장점이었다. 이동통신사들은 ‘달리는 차 안에서도 초고속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무선 인터넷 기술’이라고 홍보했다. 정부도 서비스·장비·단말기 분야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이 만들어질 것’이라며 분위기를 띄웠다.
하지만 2011년 LTE가 상용화되면서 와이브로는 외면받기 시작했다. 세계 대부분 국가들이 와이브로보다 빠르고 저렴한 LTE를 4G 통신기술로 채택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2012년 105만명이었던 가입자가 올해 6만8000여명까지 떨어졌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
LTE에 밀려… ‘와이브로’ 12년 만에 아웃
입력 2018-07-31 0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