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뉴욕타임스(NYT) 발행인 아서 그레그 설즈버그와 백악관에서 만났던 사실을 뒤늦게 공개했다. 설즈버그가 회동을 언급하면서 “기자들을 ‘국민의 적’으로 부르지 말라”고 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폭풍 트윗으로 미 언론을 거칠게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과 불편한 관계인 NYT의 발행인 설즈버그와의 회동을 공개하며 먼저 도발했다. 그는 “설즈버그와 백악관에서 매우 좋고 흥미로운 만남을 가졌다”며 “우리는 언론들이 쏟아내는 가짜뉴스와 가짜뉴스가 어떻게 ‘국민의 적’으로 변환되는지 많은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설즈버그는 성명을 통해 “오프더레코드(비공개 조건)였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먼저 공개해 관련 내용을 밝힌다. 이번 회동은 백악관 초청으로 지난 20일 이뤄졌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어 “우리는 언론을 ‘국민의 적’으로 규정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인식에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며 “기자들에 대한 공격을 재고하라고 촉구했다”고 반박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 글 4개를 잇달아 올리며 언론에 폭격을 가했다. 그는 “‘트럼프착란증후군’으로 제정신이 아닌 언론들이 우리 정부의 내부 논의 사항을 폭로하면서 많은 사람의 삶을 위태롭게 만든다”며 “이것은 매우 비애국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우리는 엄청나게 긍정적인 결과를 내고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언론 보도의 90%는 부정적”이라고 비판했다. 또 “죽어가는 신문산업 내의 트럼프 증오자들이 위대한 나라를 파는 행위를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망해가는 NYT와 아마존 워싱턴포스트(WP)는 매우 긍정적인 업적에도 나쁜 기사들만 쓴다”며 “그들은 절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아마존 WP’ 표현은 아마존의 최고경영자(CEO) 제프 베조스가 WP를 소유한 점을 비꼬기 위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분노에 맺힌 듯한 트위터 글을 쏟아냈다. 그는 이민 정책과 관련해 “민주당이 장벽을 포함한 국경 안전을 위해 표를 던지지 않으면 기꺼이 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을 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또 자신의 대선 캠프가 러시아와 내통했다는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 중인 로버트 뮬러 특검에 대해선 “나는 그가 특검으로 임명되기 하루 전 그를 연방수사국(FBI) 국장으로 임명하는 것을 거절했다”는 인신공격성 글을 올렸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
트럼프, 이번엔 NYT 발행인에 막말… “망해가는 신문이 나라 팔아먹어”
입력 2018-07-31 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