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KTX 폐지?… 광주 송정역 진퇴양난

입력 2018-07-30 18:20
광주송정역.

호남의 관문인 광주 송정역이 진퇴양난에 빠졌다. 운행노선은 줄어드는 추세인데 그동안 추진해온 복합환승센터 개발은 제자리를 맴돌고 있기 때문이다.

30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오는 9월부터 인천공항 KTX를 폐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광주 부산 대구 인천 대전 등 노선 경유 지자체의 반대에도 코레일 건의를 받아들여 인천공항 KTX 운행을 중단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코레일 측은 “80% 좌석이 빈 채 운행되는 인천공항 노선을 폐지해 하루 4500여석이 부족한 KTX 다른 노선으로 돌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실제 2014년 6월 개통된 인천공항 KTX 노선은 하루 평균 1만4970좌석 중 3433석만 탑승해 이용률이 22.9%에 불과하다. 광주 송정역∼인천공항 탑승객은 더 적어 10%를 밑돌고 있다.

이에 따라 2019세계수영대회를 앞둔 광주시는 당장 세계 각국 선수단과 관람객 수송대책에 비상이 걸렸다. 인천공항과 광주공항을 잇는 하늘길도 현재 막혀 있는 상태다.

반면 복합환승센터 건립사업은 2010년 국토부 시범사업으로 선정된 이후 7년째 진척되지 않고 있다. 2013년 7월 서희건설 컨소시엄이 우선협상자로 선정돼 협약까지 체결했으나 성과가 없자 광주시는 최근 사업취소를 통보했다.

코레일과 시는 대신 1250대의 동시주차가 가능한 주차타워를 건립하기로 했지만 이조차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민선7기 인수위원회인 광주혁신위가 광주 송정역 주차기능을 최소화하자고 제안했기 때문이다. 지역에선 주말 최대 3만명에 육박할 만큼 급증하는 광주 송정역 이용객을 고려할 때 주차기능 최소화 제안은 어불성설이라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복합환승센터는 당초 코레일과 광주시가 건립부지 매매협의에 능동적으로 나서지 않아 진척이 지지부진했다. 서희건설은 시가 일방적으로 개발사업을 백지화하자 법적 대응에 나섰다. 같은 시기 나란히 시범사업으로 선정됐던 동대구역이 2016년 복합환승역으로 문을 연 것과는 대조적으로 광주 송정역 복합환승센터 개발은 꼬여만 가는 모양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