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사진) 자유한국당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의 최근 행보를 두고 당내에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특히 ‘원조 친노무현계’ 인사인 김 위원장이 30일 지도부를 이끌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하기로 한 것에 대해 당내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의 당 쇄신 구상을 놓고도 ‘좌클릭’이 아니냐는 우려의 시각이 있다.
김 위원장은 30일 김용태 사무총장, 윤영석 수석대변인 등 주요 당직자와 함께 경남 김해 봉하마을의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다. 하지만 이를 두고 노무현정부의 책사였던 김 위원장이 당 지도부를 이끌고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는 것은 모양새가 안 좋다는 볼멘소리도 나왔다. 김문수 전 서울시장 후보는 29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한국당에는 노 전 대통령을 싫어하는 사람이 많다. 김 위원장이 개인 자격으로 참배하는 것은 괜찮지만 당 지도부를 대동하고 가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반발했다.
김 위원장의 당 쇄신 구상을 못마땅해하는 이들도 있다. 김 위원장은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여러 차례 “한국당이 역사의 흐름을 따라잡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당대표실에 걸린 이승만·박정희·김영삼 전 대통령 사진을 떼겠다는 의사도 드러냈다. 당의 과거와 선을 긋고 ‘수구 색깔’을 빼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되지만 일각에서는 정체성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흘러나오고 있다.
비대위 구성을 둘러싼 잡음도 김 위원장에게는 부담이다. 소상공인연합회 사무총장 출신인 김대준 비대위원이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의원 후보로 공천 신청을 했으며 음주운전과 주거침입, 절도, 공동공갈 등의 전과가 있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당내에서도 사퇴 요구가 제기됐다.
현재까지 당내 다수 의견은 당분간은 김 위원장을 믿고 상황을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하지만 김 위원장의 당 쇄신 작업이 본격화할 경우 반발이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가운데 일부 초·재선 의원들이 ‘통합과 전진’ 모임을 결성했다. 재선의 김기선 김도읍 박대출 박맹우 이완영 정용기, 초선의 강석진 민경욱 박완수 엄용수 이은권 의원 등 비대위 출범 전 김성태 원내대표와 바른정당 복당파의 2선 후퇴를 요구했던 의원이 다수 포함됐다. 모임에 소속된 한 재선 의원은 “당분간은 비대위의 당 쇄신을 묵묵히 지켜볼 것”이라면서도 “필요하다면 당내 현안에 대한 목소리도 내겠다”고 말했다.
이종선 심우삼 기자 remember@kmib.co.kr
한국당 지도부 이끌고 노무현 묘소 참배하는 김병준, “좌클릭이냐” 당내 비판
입력 2018-07-30 0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