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제철보국’ 넘어 ‘더불어(With) 포스코’

입력 2018-07-29 18:51
최정우 신임 포스코 회장(오른쪽)이 27일 경북 포항의 포항제철소 2고로를 방문해 더운 날씨에 수고하는 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포스코 제공

포스코가 27일 신임 최정우 회장 취임과 함께 ‘제철보국’ 시대를 넘어 ‘With POSCO(위드 포스코)’를 새 비전으로 제시하며 100년 기업을 향한 원대한 항해를 시작했다. ‘최정우호(號)’는 보호무역 강화, 4차 산업혁명, 급변하는 남북관계 등 불투명한 경영환경 속에서 새 비전을 가시적인 성과로 뒷받침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최 회장은 취임사에서 “50년 성공을 넘어 100년 기업으로 나아가고 있는 우리는 수익창출 그 이상의 역할과 기대가 요구되고 있으며 더불어 함께 성장하는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할 때”라며 “새로운 경영 비전으로 ‘위드 포스코’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주주, 고객, 공급사, 협력사는 물론 지역사회와 함께 더불어 발전하겠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특히 기업의 사회적 책무를 다하는 기업시민의 역할(사회공헌)과 그간 부진했던 사업 부문의 외부 전문가 영입을 통한 쇄신(개방)을 강조했다. 그는 “포스코그룹 스스로 사회의 일원이 되어 경제적 수익뿐만 아니라 공존과 공생의 가치를 추구하는 ‘기업시민’으로 발전해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또 “포스코 사람들은 철강적 이미지가 너무 강해 신성장 사업에서 많은 실패도 있었다고 생각한다”면서 외부 전문가를 총괄책임자로 영입하는 등 추진 방식과 체계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기업의 윤리경영과 사회적 책임 강화 차원에서 외부 전문가를 참여시킨 ‘기업시민위원회’를 신설하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이와 함께 최 회장은 경제 활성화와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해 1조원 규모의 ‘벤처펀드’를 조성하고 포항, 광양 등 지역사회에 벤처밸리 등 자생적 신성장 산업 생태계 조성을 지원하겠다고 했다.

철강사업과 관련해선 세계 최고 수준의 프리미엄 제품과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제품개발과 원가절감 기술을 중심으로 연구·개발(R&D)을 혁신하고 차별화된 솔루션 개발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또 에너지 소재 부문에서 양극재와 음극재 사업을 통합해 시너지를 높이고 원료가 되는 리튬, 인조흑연 사업화도 촉진하기로 했다.

최 회장은 친환경 에너지 개발의 구상도 밝혔다. 그는 “삼척 석탄화력은 미세먼지 걱정 없는 친환경 발전소로 건설할 계획”이라며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LNG 터미널과 같은 LNG 미드 스트림 사업을 국내외에서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대북사업과 관련해선 단기적으로 철강사업과 그룹사 사업에 활용되는 자원의 사용과 개발에 중점을 두고 장기적으로는 인프라 구축, 철강산업 재건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현 정부의 정책에 적극 부응하기 위한 의지로 읽힌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