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의 노무현, 김진표의 경제, 송영길의 호남

입력 2018-07-30 04:00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예비선거(컷오프)를 통과한 3명의 후보가 29일부터 본선 레이스를 본격화했다. 이해찬 후보와 김진표 후보가 각각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고, 송영길 후보는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현충탑에 참배하고 있다(왼쪽 사진부터).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대표 후보인 이해찬 김진표 송영길 의원(선수 순)의 ‘3인 3색’ 당권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세 후보 모두 문재인정부의 성공을 도울 적임자라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각자 강점을 부각시키며 차별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이 후보는 ‘개혁’과 ‘노무현’을 내세웠다. 그는 2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민주당이 20년 정도 집권하는 계획을 만들고 실천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영국 노동당과 독일 사민당의 개혁정책이 뿌리내리기까지 16년 정도 걸렸다. 그런 차원에서 우리도 보수적 사회인데 개혁정책이 뿌리내리려면 20년 정도 계획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노무현재단 이사장인 이 후보는 “노무현정부가 이명박·박근혜정부보다는 잘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앞서 그는 예비경선(컷오프) 이튿날인 28일엔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권양숙 여사, 김경수 경남지사와 오찬을 함께했다. 친노무현·친문재인계의 좌장임을 드러내는 동시에 보수 진영과의 전선을 설정, 선명성을 강조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김 후보는 예비경선부터 강조해온 ‘경제정당’을 재차 부각시켰다. 그는 기자간담회에서 “국민이 가장 원하는 것은 ‘제발 경제 좀 살려 달라’ ‘힘들어 못 살겠다’는 것”이라며 “세 후보 중 경제 살려내는 당을 주도하는 리더십을 갖춘 후보는 저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출신인 그는 금융실명제를 도입했던 김영삼정부와 IMF 외환위기를 맞았던 김대중정부 당시 재벌·금융 개혁 실무를 맡았던 이력을 길게 설명하기도 했다. 또 문재인정부 국정기획자문위원장을 맡았던 점도 상기시켰다.

김 후보는 특히 ‘조폭 유착’ 논란이 일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에 대해 “당과 대통령에게 큰 부담을 주고 있다. 괴로운 일이지만 이 지사가 이제 결단을 내려야 한다”며 사실상 탈당을 요구했다. 이 지사에게 반감을 표출해온 친문재인계 성향 당원들의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한 메시지로 읽힌다. 김 후보는 지난 28일엔 서울 강북·광진·중랑구에서 열린 대의원대회에 연이어 참석하면서 조직표를 다지는 데 공을 들였다.

송 후보는 ‘호남’과 ‘세대교체’를 전면에 내걸었다. 그는 기자간담회에서 문재인정부 초대 북방경제협력위원장 경력을 강조하며 “송영길은 호남 출신에 인천과 수도권까지 잘 안다. 문 대통령의 영남 벨트와 정치적 시너지를 내 ‘한반도 H(영호남과 수도권을 아우른) 정치벨트’를 구축할 유일한 당대표 후보”라고 설명했다.

송 후보는 앞서 김대중(DJ)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며 ‘청년’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김 전 대통령은 끊임없는 혁신과 재야인사 영입, 젊은피 수혈로 정권교체를 이뤄냈다”며 “20년 전 당에 젊은피를 수혈한 DJ 정신을 이어받겠다는 생각으로 참배했다”고 말했다. 그는 28∼29일 연속으로 청년 당원들을 대상으로 강연했다.

임성수 김성훈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