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학연수 현지점검 명분 1·8월 7번째 출장길 올라
같은 대학 반복 방문하고 일정 절반이 사실상 관광
김승환(사진) 전북도교육감이 해외 어학연수 중인 영어교사들을 격려한다는 이유로 거의 매년 방학 기간에 해외출장에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같은 국가, 같은 대학을 반복해 방문하는데다 일정의 절반이 사실상 관광이기 때문이다. 연수 교사들을 위한 격려가 아니라 공무를 내세운 연례 휴가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전북도교육청에 따르면 김 교육감은 도교육청 직원 3명과 함께 30일 영국 출장길에 오른다. 김 교육감 일행은 다음 달 8일까지 레스터대학과 캔터베리대학에 이틀씩 들러 연수중인 전북지역 초·중등 영어(담당)교사 70명을 격려할 예정이다.
문제는 김 교육감의 ‘해외어학연수 현지점검’이 연례행사라는 점이다. 그는 최근 6년간 방학 시기인 1월과 8월에 영국과 미국,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에 여섯 차례 다녀왔고 이번이 일곱 번째다. 2013년과 1014년엔 1월에, 2015년과 2016년에는 1월과 8월 2차례씩 다녀왔다. 선거를 앞두고 지난해 하지 않았던 ‘해외어학연수 현지점검’을 3선에 성공한 올해 재개한 셈이다.
올해 방문지 중 하나인 캔터베리대학은 2015년에 다녀온 곳이다. 앞서 뉴질랜드 오클랜드대학은 2013년과 2014년 연달아 둘러 봤다.
김 교육감은 출장에서 교사들 수업을 참관하고 대학 관계자 면담, 캠퍼스 투어, 기숙사와 홈스테이 방문 등을 할 예정이다. 그러나 비슷한 행사를, 심지어 같은 대학에서 시차를 두고 반복하는 일이 과연 의미 있는 것인가 하는 의문이 제기된다.
절반가량의 일정이 사실상 관광이라는 점도 교육감의 출장을 곱지 않게 보는 한 가지 이유다. 실제 김 교육감은 출장 때마다 공식 일정 사진 외에 유명 관광지에서 찍은 사진도 함께 SNS에 올리고 있다. 2015년 8월 영국 출장 때는 바스의 로열크레센트 앞과 솔즈베리 대성당 앞에서 찍은 사진을 올렸다. 올해 출장에서도 일정의 절반 정도는 포츠머스와 런던 등을 둘러볼 예정이다.
김남규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정책위원장은 “해외어학연수 교사들을 위해 교육감이 해마다 직접 가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미편성 등으로 큰 피해를 입은 도내 어린이집 관계자들을 찾아 한번이라도 격려한 적이 있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
[단독] 교사 격려? 연례 휴가?… 김승환 전북교육감 6년째 해외출장 논란
입력 2018-07-29 18:45 수정 2018-07-29 20: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