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지에 선교사를 많이 파송하려는 한국교회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선교 열정이 넘치는 한국인 선교사의 효율적 사역을 돕기 위한 영어 훈련을 제공하는 일에 보람을 느낍니다.”
국제선교단체 오엠에스선교회(OMS) 한국대표인 태수진(Susan Truitt·52) 서울신대 영어과 교수에게 30년 가까이 한국 선교사로 활동한 소회를 묻자 돌아온 답이다. OMS는 1906년 한국성결교회 탄생에 영향을 준 국제선교단체다. 미국 텍사스주 출신인 태 교수는 OMS 단기선교사로 1988년 처음 한국 땅을 밟았다. 한국과 인연을 맺은 지 올해로 30년을 맞은 그를 지난 25일 경기도 부천의 대학 연구실에서 만났다.
유창한 한국어 실력을 지닌 태 교수는 서울신대와 기독교대한성결교회(기성·총회장 윤성원 목사) 선교사훈련원 등에 마련된 영어 강의실이 주요 사역 무대이다. 그는 학생과 선교사 훈련생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이른바 ‘영어교육 사역’을 담당한다. 매년 여름 서울신대에서 기독 청소년과 청년, 성인을 대상으로 2주간 영어훈련캠프(AIE)를 여는 것도 주요 사역 중 하나다.
태 교수는 “OMS는 86년부터 매해 기성 총회와 협력해 서울신대에서 선교사 훈련생을 대상으로 영어캠프를 개최해 왔다”며 “캠프 기간에는 매일 영어로 예배를 드리고 성경공부를 하는데 수강생들이 배운 것을 선교현장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가 원래부터 한국 선교사를 꿈꿨던 건 아니다. 미국 에즈베리대에서 수학과 스페인어를 전공한 태 교수는 중남미 선교 사역을 계획했다. 대학 졸업 후 선교지를 놓고 고민하던 태 교수는 1년간 한국으로 단기선교 왔을 때 계획을 바꾼다. 무엇보다 전 세계에 복음을 전하려는 한국교회의 노력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한다.
태 교수는 “88년 당시 한국교회는 한국인 선교사 파송 준비가 한창인 해외선교 초창기였다”며 “선교 열정이 뜨거운 한국 선교사들이 효과적으로 사역할 수 있도록 영어 교육을 제공하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영어 교육이 효과적인 선교 도구임을 깨달은 그는 한국 단기선교를 마친 89년 미국으로 돌아가 미시간주립대와 텍사스대에서 각각 언어학과 외국어교육학으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학위를 마치고 96년 서울신대 선교영어학과 교수로 부임한 그는 지금까지 영어로 다음세대 선교사를 양성해 왔다.
5년 전부터는 통일선교단체 PN4N 및 평화나루교회와 함께 탈북민 목회자를 대상으로 매년 여름 2박3일간 서울신대에서 영어캠프를 열고 있다. 다음 달 열리는 캠프에는 탈북민 청소년과 청년도 초청해 상급학교 진학 및 취업을 도울 수 있는 영어 강의를 제공한다.
태 교수는 “제가 몸담고 있는 OMS 역시 급변하는 한반도 상황을 보며 북한 선교에 기대를 갖고 있다”며 “단순히 영어 교육을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탈북민 장학금’을 조성해 탈북민 사역자를 양성하는 데 힘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천=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
“선교 열정 뜨거운 한국교회 돕는 일 보람”
입력 2018-07-30 0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