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장에게 듣는다-서양호 서울 중구청장] “시민·생활·경제친화 행정 구현”

입력 2018-07-26 21:48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스타일이다.”

서양호(51·사진) 서울 중구청장의 취임 한 달을 경험한 중구청 50대 공무원의 말이다. 서 구청장은 출근 첫 날 백팩에 캐주얼한 구두 차림으로 나타났다. 구청이 내건 당선 축하 현수막을 떼라고 지시했고, 취임식도 따로 하지 않았다. 최근 발행된 8월호 중구소식지에는 구청장이 바캉스 패션으로 표지모델로 나서기도 했다.

선거 다음날 새벽 선거운동을 하던 거리에 서서 주민들에게 당선 인사를 할 때부터 서 구청장의 행보는 남다른 데가 있었다. 취임 직후 박정희 기념공원 조성사업이란 의혹을 받던 동화동 역사문화공원 공사를 중단시키고, 구청 리모델링 사업을 철회시킨 것도 인상적이었다.

서 구청장은 지난 25일 국민일보 인터뷰에서 “구정의 중심을 생활과 삶의 문제로 옮기겠다”며 “탈권위 행보도 그런 메시지를 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희 기념공원 중단에 대해서도 “이념적인 문제는 결코 아니다”라며 “사업의 발상과 목적이 주민이 아니라 구청장을 위한 것이었기 때문에 중단시킨 것이고, 그 중단을 통해서 주민을 위한 구정으로 첫 발을 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구정의 우선순위를 바꾸기 위해 ‘시민친화’ ‘생활친화’ ‘경제친화’를 제시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하반기에 구청 사업과 예산, 조직을 전면적으로 개편한다.

서 구청장은 “총무과가 전통적으로 구청 1번 부서였는데 앞으로 중구에서는 청소행정과가 1번 부서가 될 수도 있다”며 “구청을 구민들에게 봉사하는 조직으로 재편하기 위해 청소, 경제, 교육, 복지, 문화 등 대민친화적인 부서 위주로 조직을 새로 구성하고 예산이나 사업도 생활과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걸 우선으로 재조정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1일 서울시장이 참석한 ‘서울로7017 개장 1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지 않았다. 관내 행사라서 구청장이 가는 게 관례지만 그는 토요일 행사라는 이유로 불참했다. 서 구청장은 “근로시간 단축,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이 시대의 화두인데 구청장 행사 때문에 공무원들이 주말에 나오는 게 옳지 않다고 생각했다”며 “나부터 앞으로 토요일은 일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고 설명했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