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2’ 이해찬·김진표+송영길… 본선행 티켓 따냈다

입력 2018-07-26 18:10 수정 2018-07-26 21:56
김진표 송영길 이해찬 의원(왼쪽부터)이 2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예비경선을 통과한 뒤 손을 들어올리고 있다. 이날 예비경선에서 8명의 후보 중 5명이 탈락했다. 윤성호 기자

이해찬, 원고 아닌 즉흥 연설로 선명성 강조하며 “한 표 줍쇼”
김진표, 전공 살려 ‘경제’ 강조… “먹고사는 문제 해결에 앞장”
송영길, 컷오프 경험 소개하며 준비된 후보에 기회 달라 호소
내달 25일 전대서 당대표 선출… 李·金 양강 구도 속 宋 반전 주목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대표 후보가 이해찬 김진표 송영길 의원(국회의원 선수 순)으로 압축됐다. 다음 달 25일 전당대회에서 이 중 한 명이 당대표가 돼 집권당을 이끌게 된다.

민주당이 2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실시한 예비경선(컷오프)에서 7선의 이 의원, 4선의 김 의원과 송 의원이 컷오프를 통과했다. 5선 이종걸, 4선 최재성, 3선 이인영, 재선 박범계, 초선 김두관 의원 등 5명의 후보는 고배를 들었다.

이 의원은 개표 결과 발표 이후 “기자간담회를 통해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고, 김 의원은 “다음 달 25일까지 더 열심히 해 경제를 살리는 유능한 경제정당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송 의원은 “당당하고 공정하게 경쟁해서 새로운 민주당 지도부를 탄생시키는 데 같이 참여하겠다”고 했다.

이 의원은 경륜과 안정성을 강조하면서 지지세를 확보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는 당내 최다선이자 노무현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냈다. 경선에서 탈락한 이종걸 의원은 이 의원 지지를 선언하며 “이 의원이야말로 문재인정부의 성공을 보장할 수 있는 파트너”라고 밝혔다.

김 의원도 중진 의원으로서의 안정성과 경제정당을 만들겠다고 밝힌 점이 표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송 의원은 후보 중 유일하게 호남 출신이라는 점, 문재인정부의 북방경제협력위원장을 맡았던 점이 득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세 의원 모두 친문재인(친문)계 성향으로 분류된다. 이 의원은 친노무현계 좌장에다 친문계 원로로 분류되고, 김 의원은 문재인정부에서 국정기획자문위원장을 지내는 등 신(新)친문계로 평가받는다. 송 의원도 범친문계로 분류된다.

당의 한 관계자는 “본선은 일단 이 의원과 김 의원의 양강 구도로 펼쳐질 것 같다”며 “구(舊)친문(이 의원)과 신친문(김 의원)이 대결하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당의 한 의원도 “이 의원은 친노계 원로라는 점이 작용했고, 김 의원은 오래전부터 당대표를 준비하면서 친문계 초·재선 의원의 지지를 확보한 것이 효과를 봤다”며 “본선까지 두 사람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세 후보 중 상대적으로 젊은 송 의원이 세대교체를 내걸고 본선에서 반전을 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번 예비경선은 현장에서 전자투표 방식으로 진행됐다. 국회의원, 원외 지역위원장, 광역·기초단체장 등 440명의 중앙위원 중 405명이 투표, 92%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대세론’ 등이 본선에 미칠 영향을 차단하기 위해 득표수와 순위는 비공개했다. 당내에선 중앙위원들의 출석률과 경쟁률 등을 고려할 때 컷오프 통과의 마지노선을 80∼90표로 잡고 있다.

다음달 25일 전당대회에서는 대의원 투표 45%, 권리당원 ARS 투표 40%, 일반 국민 여론조사 10%, 일반당원 여론조사 5%를 각각 반영해 당대표를 선출한다.

이 의원은 투표에 앞서 실시된 후보자 정견 발표에서 “유능하고 강한 리더십으로 문재인정부를 뒷받침해야 한다”며 “국무총리를 역임하며 당정청 회의의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우리처럼 보수화되고 냉전체제 등 편향된 나라가 이제 방향을 잡고 20년은 가야 기틀을 잡을 수 있다”며 “오직 민주당만이 민주주의를 지키는 최후의 보루다. 제대로 못하면 이 나라는 다시 독재의 나라, 겨울공화국으로 돌아가게 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엄지를 들어올리며 “이경규, 강호동이 하는 한끼 줍쇼 봤죠? 저는 여러분에게 하나만 부탁하겠다. 딱 한 표만 달라”고 호소했다.

경제관료 출신인 김 의원은 전공을 살려 ‘경제’를 강조했다. 김 의원은 “결국 문제는 경제”라며 “국민이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해야 대통령의 고민, 국민의 걱정을 덜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자치분권과 균형 발전을 실현하는 강력한 분권정당으로 당의 체질을 뼛속까지 환골탈태시키겠다”며 “승리의 DNA로 무장한 100년 가는 정당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송 의원은 2년 전 당대표 예비경선에서 아깝게 낙선한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지방선거 개표 확정까지 혼자 남아 확인하고 돌아갔다. 이 자세로 대표에 임하겠다”며 “한 번도 자기정치 안 하고 이 길을 달려왔다. 준비된 후보에게 일할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임성수 심희정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