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삼성 찾아가 혁신성장·고용 협조 당부할 것”

입력 2018-07-26 18:08 수정 2018-07-26 21:42
사진=이병주 기자

김동연(사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삼성을 찾아간다. 삼성과의 회동은 지난해 6월 경제 사령탑에 취임한 이후 처음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나 혁신성장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김 부총리는 또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등 경제6단체장들과의 간담회도 재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기업 투자를 독려해 악화된 고용지표와 얼어붙은 소비심리를 해소할 방안을 찾겠다는 행보다.

김 부총리는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혁신성장은 시장과 기업이 주축이 돼야 한다”며 “다음 달 초 삼성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삼성의 고용 창출을 유도하는 ‘당근’을 제시할 수 있다는 의중도 내비쳤다. 김 부총리는 “대규모 투자나 고용이 수반되는 투자가 있을 경우 기업의 애로나 규제를 패키지로 풀어 적극 장려하는 계획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이 부회장과의 회동 여부에 대해선 “두고 보자”며 즉답을 피했다. 하지만 전례로 볼 때 이 부회장이 나설 가능성이 높다. 김 부총리가 지난해 12월 LG그룹을 시작으로 올해 1월 현대차그룹, 3월 SK그룹을 방문했을 때에는 각 그룹 총수들이 직접 나섰다.

지난 5월 삼성을 방문하려다 일정을 취소했을 때와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당시에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부터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논란, 삼성서비스센터 불법 파견 문제까지 연이은 사건이 거리를 두게 만들었다.

하지만 현재의 경제 상황이 김 부총리의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월별 취업자 수는 5개월째 10만명 안팎에 머물고 있다. 소비자심리지수도 이달 들어 15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대기업과의 회동은 ‘반전 카드’로 작용할 수 있다. 앞서 LG와 만났을 때 LG는 신산업 분야에 19조원을 투자하겠다고 화답했다. 현대차와 SK 역시 회동 이후 대규모 투자를 발표했다. 김 부총리는 “한 대기업에서 조만간 15조원 정도 되는 투자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라며 “전경련 등 경제단체장들과의 만남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부총리가 언급한 대기업은 SK하이닉스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 부총리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와 관련해 “늦어도 다음 달 중순까지 추가 대책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최근 환율 변동이 크다는 지적에 대해선 “급격한 쏠림이 있으면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설명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