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작은 교회 청년들 모여 큰 신앙 나눴다

입력 2018-07-27 00:01
경기도 용인 총신대 양지캠퍼스에서 26일 개최된 전국기독학생면려회(SCE) 연합수련회 참가자들이 박수를 치며 찬양하고 있다.

“중·고등부부터 대학·청년부까지 각자의 신앙공동체에서 체험한 경험을 공유할 수 있게 최대한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게 중요해.”(정주란·31·여·시흥 사랑스러운교회)

“수련회가 끝난 뒤에도 연락을 지속했으면 좋겠어. 그러면 관계 맺은 지역으로 봉사를 가거나 여행 갈 때 협력할 수 있을 것 같아.”(한장욱·25·평택 왕성교회)

26일 경기도 용인 총신대 양지캠퍼스 100주년기념관 한편에선 전국 각지에서 모인 청년들의 난상토론이 벌어졌다. 이들은 전국기독학생면려회(SCE·Student Christian Endeavour)가 주최하는 연합수련회에 리더로 참가한 각 교회 대표들. 김률(25·수원 평안교회)씨는 “또래 친구들이 기독 청년으로서 고민하고 있는 것과 그 고민을 어떻게 풀어갈지 2박3일 동안 나눌 수 있을 것 같다”며 기대를 나타냈다.

올해 87차를 맞은 SCE 수련회는 매년 전국 교회에서 다음세대 성도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여름철 대표 신앙축제다. 특히 단독으로 수련회를 열기 힘든 작은 교회에는 방학 기간 중 다음세대 신앙훈련 고민을 덜어주는 도우미 역할을 톡톡히 한다. 올해는 지난 23일부터 2박3일간 치러진 1차 수련회에 이어 이날 열린 2차 수련회까지 전국 100여 교회에서 1400여명이 참가했다. 이 중 90여 교회는 수련회를 개최하기 어려운 곳이다.

충북 진천에서 온 허정민(21·여·늘사랑교회)씨는 “2년 전까지는 교회 자체적으로 인근 계곡에서 예배하고 교제하는 걸로 수련회를 대신했는데 목사님의 추천으로 지난해부터 SCE 연합수련회에 참가했다”고 말했다. 그는 “깊은 울림을 주는 특강, 찬양과 워십 등 이전엔 경험해보지 못한 영적 체험을 할 수 있어서 중등부 후배 3명과 함께 참가했다”며 웃었다.

박수현(17·안산목양교회)군은 동갑내기 김호중군과 4년째 수련회에 참석했다. 박군은 “수련회에서 자주 만나는 스태프나 또래 친구들끼리는 이제 같은 교회 식구처럼 친근하게 느껴진다”며 “교회 규모를 떠나 수련회에서 함께 찬양하고 교제하다 보면 기독교라는 큰 공동체에서 한마음으로 신앙생활하고 있음을 느낀다”고 말했다.

개회시간인 오후 3시가 가까워지면서 고요하던 강당은 각 지역에서 모인 성도들의 함성으로 가득 찼다. 무대에서 흘러나오는 현란한 조명과 신나는 찬양 덕분에 강당은 콘서트장을 방불케 했다. 수련회는 ‘우리는 세상의 소금과 빛’을 주제로 28일까지 이어진다. 임출호(안산동산고 교목) 송태근(삼일교회) 목사, 김승원(프로보노국제협력재단) 이사, 라영환(총신대) 교수, 개그우먼 김선정 등이 강사로 나선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 총회 교육출판국장 정건수 목사는 “교회 규모와 성도의 신앙 열정은 결코 비례하지 않는다”며 “다양한 신앙환경에서의 경험이 한데 모여 크리스천으로서 바른 지향점을 만들어 가는 게 연합수련회의 최고 열매”라고 강조했다.

용인=글·사진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