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기자-문동성] 궁지 몰리자 언론 탓하는 드루킹 특검

입력 2018-07-27 04:05

‘드루킹 댓글 조작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허익범 특별검사가 26일 최소 이틀간 기자단 브리핑을 거부하겠다고 일방 통보했다. ‘드루킹’ 김동원씨의 지난해 5월 트위터에 언급된 심상정·김종대 정의당 의원을 특검팀이 소환조사할 예정이라는 보도가 원인이다. 정의당은 관련 보도가 쏟아지자 즉각 특검팀을 비판했었다.

허 특검은 의도와 다른 기사에 마음이 상한 모양이다. 하지만 기자들의 판단은 틀렸다고 보기 힘들다. 특검팀 관계자는 지난 24일 브리핑에서 “김씨를 추가 조사해 트위터 내용을 규명할 부분이 있다는 게 특검의 생각”이라며 “트위터에 기재된 분들의 수사 협조가 없다면 (수사는) 상당히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25일에도 “장례식 기간이어서 (심·김 의원을 당장) 소환하긴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우선 김씨 등을 소환 조사한 뒤 (트위터에 언급된) 정의당 관계자들에게 (조사 내용을) 확인하는 방법을 검토하겠다. 이는 수사에 포함된다”고 했다. 정의당 의원들에 대한 직접 조사가 필수적이라는 얘기다. 김씨가 만에 하나 “의원들에게 돈을 건넸다”고 진술하면 소환조사가 문제가 아니게 된다.

특검팀 관계자는 25일 “소환조사 보도는 잘못됐다. 사실 규명을 위해 필요시 (정의당 의원들에게) 수사 협조를 구하고 협조 방식을 검토하겠다는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그렇다면 앞서 이뤄진 특검팀 브리핑이 잘못된 것이다. 잠정 수사 대상을 상대로 ‘필요시 협조를 구한다’고 한 점도 당혹스러운 대목이다.

노회찬 정의당 의원의 사망으로 특검팀 입지는 불안하다. 불필요하게 정의당을 자극하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보도가 ‘입맛’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한 기자단 브리핑을 거부하는 것은 잘못이다. 허 특검은 국민 세금 30억원을 받아놓고 떼를 쓰겠다는 건가.

문동성 사회부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