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말부터 폐수 무방류 시스템 가동한다는데…

입력 2018-07-26 18:21
석포제련소 정수공장에서 회사 관계자와 환경단체 관계자가 정화된 폐수를 살펴보며 대화하고 있다.
석포제련소 주변 산은 나무를 찾기 힘들고 돌과 흙만 가득하다.
“더욱 환경 친화적인 제련소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낙동강 상류지역인 경북 봉화군 석포면에 자리 잡은 ㈜영풍 석포제련소가 25일 48년 만에 공장내부를 개방했다. 전체 제조공정 가운데 황산공장과 주조공장, 정수공장 등 3개 공장을 언론과 환경단체 등에게 약 1시간 정도 공개한 것이다. 개방 과정에서 환경단체 관계자와 제련소 직원들은 폐수처리 시스템과 인근의 산들이 황폐화된 원인 등을 놓고 첨예하게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제련소 측은 공장 이전설에 대해 “국가에서 계획하면 따르겠지만 어려운 일인 만큼 현재로서는 계획이 없다”고 부인했다. 제련소 측은 또 오염원으로 지목돼 왔던 폐수방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폐수 무방류 시스템’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석포제련소 이강인 대표는 “폐수방류 제로화로 청정 낙동강을 실현하기 위해 5년 동안 무방류 원천기술을 연구해 왔다”며 “내년 말부터는 폐수 무방류 시스템이 가동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는 배출수를 정화한 후 하천으로 방류했지만 내년 말부터 배출수를 아예 외부로 내보내지 않고 자체 재활용하는 시스템을 갖춘다는 것이다.

그러나 환경단체 관계자는 “중금속으로 인한 토양오염이 심각해 폐수 문제만 해결한다고 다 되는 게 아니다”라며 “시급하게 오염 정화처리를 해야 할 상황인데 이런 식으로 꼼수를 부리면 안 된다”고 반박했다.

실제 제련소 주변 산들은 나무 없이 돌과 흙만 남아 있었다. 환경단체 측은 “제련소에서 뿜어내는 아황산가스로 인해 나무가 고사해 숲이 사라지고 산이 산성화됐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제련소 측이 2015년부터 봉화군으로부터 토양정화명령을 받고서도 소송으로 버티기를 하는 중이라고 비난했다. 안동댐상류주민피해대책위원회 임덕자 공동대표는 “이번 개방행사는 제련소 측이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제련소는 지난 2월 폐수 70t을 무단 방류하다 적발돼 경북도로부터 20일 조업정지처분을 받고 조업정지를 과징금으로 대체해 달라며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행정처분 집행정지신청을 한 상태다.

봉화=글·사진 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