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에 ‘노무현 키즈’가 돌아온다.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인 윤건영 국정상황실장도 그동안의 단순 보좌 업무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기획 업무에 돌입한다. 청와대 2기 참모진 개편은 친정 체제 강화를 바탕으로 개혁성과 선명성을 강화하는 데 방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
26일 복수의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김영배 전 성북구청장이 청와대 신임 정책조정비서관으로 내정됐다. 정책조정비서관은 정태호 일자리수석이 이전에 맡았던 정책기획비서관의 기능을 조정한 것이다. 김 전 구청장은 노무현정부 청와대 정책조정비서관실 행정관을 지냈다. 2002년 당시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대선후보 비서실장 보좌관, 당선인 비서실장실 보좌관, 노무현정부 청와대 행사기획비서관 등을 거친 노무현 키즈다.
김 전 구청장이 정책실 산하 핵심 비서관에 임명된 것은 흔들리는 ‘장하성호’에 힘을 실어줌과 동시에 정책의 선명성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성과가 미진한 재벌·금융 개혁에 속도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노무현재단 기획위원을 지낸 김우영 전 은평구청장도 청와대 입성이 확실시된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김영배·김우영 전 구청장이 청와대 2기 참모로 합류하는 것은 맞는다”며 “다만 비서관 인선이 모두 완료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인선 과정에 따라 보직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두 사람 모두 현재 청와대 검증 과정을 거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이날 국정상황실을 국정기획상황실로 개편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청와대 조직 개편안을 발표했다. 김의겸 대변인은 “그동안 국정상황실은 그날그날 벌어지는 현안에 대응해 왔는데 앞으로는 중장기적인 기획 기능을 강화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을 그림자 보좌했던 윤 실장이 국정운영 전면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책기획비서관을 정책조정비서관으로 바꾼 데 대해서는 “정부 출범 시에는 정책 기획이 많았지만 이제는 기존에 해왔던 기획의 산출물들을 조정하는 기능이 강화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소상공인, 자영업자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자영업비서관이 신설된다. 3실 12수석 48비서관 체제도 3실 12수석 49비서관 체제로 개편됐다. 기존 교육문화비서관은 교육비서관과 문화비서관으로, 홍보기획비서관은 홍보기획비서관과 국정홍보비서관으로 분리됐다. 기존 연설비서관에 더해 국정메시지 통합 관리를 위한 연설기획비서관도 신설됐다.
반면 정무기획·정무비서관은 정무비서관으로, 자치분권·균형발전비서관은 자치발전비서관으로, 사이버안보·정보융합비서관은 사이버정보비서관으로 통합됐다.
뉴미디어비서관실은 디지털소통센터로 기능이 강화된다. 시민사회·사회혁신·제도개선비서관도 각각 사회참여·사회조정·제도개혁비서관으로 바뀌었다. 중소기업비서관은 중소벤처비서관으로 변경됐다. 외교정책비서관 산하에는 재외동포정책을 담당하는 재외동포담당관(선임행정관)이 신설됐다. 문 대통령은 다음 달 중 순차적으로 비서관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
[단독] 돌아오는 ‘노무현키즈’… 김영배, 정책조정비서관 내정
입력 2018-07-26 17: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