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동굴 소년’ 아둔, 다시 교회 품으로

입력 2018-07-26 00:01 수정 2018-07-26 00:03
태국 동굴에 갇혔다가 기적적으로 구조된 크리스천 소년 ‘아둔’이 지난 18일 교회로 돌아온 뒤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컴패션 제공

태국 치앙라이 탐루엉 동굴에 갇혔다가 기적처럼 구조된 열네 살 소년 ‘아둔’이 마침내 거주하던 교회로 돌아왔다.

국제어린이양육기구 컴패션은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총명하고 정신력 강한 아둔이 믿을 수 없는 여정을 끝내고 지난 18일 교회로 돌아왔다”고 전했다.

아둔은 축구팀 생환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동굴에 갇힌 13명 중 영국인 구조대원과 영어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이었다. 아둔은 고립 열흘 만에 찾아온 구조팀에게 모두 생존해 있으며 무엇보다 먹을 것이 필요하다고 영어로 말했다.

아둔은 고신(Go Shin) 목사 부부가 사역하는 교회에서 거주하며 영어를 배웠다. 100여명의 성도가 출석하는 교회는 컴패션의 후원을 받아 어린이 사역에 집중해 왔다. 컴패션은 가난으로 고통 받는 전 세계 25개국 어린이들이 바르게 자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고신 목사는 아둔을 포함해 6∼14세 어린이 30여명을 돌봤다. 아이들은 교회에서 성경 교육과 함께 영어나 버마어, 중국어, 음악 수업 등을 받았다.

아둔의 부모는 ‘루아(Lua)’ 혹은 ‘와(Wah)’라고 불리는 소수민족 사람들이다. 이들은 다섯 아이 중 맏이인 아둔이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컴패션에 등록해 후원을 받도록 했다.

아둔은 재능이 많았다. 공부와 운동을 곧잘 했고 교회 찬양팀도 이끌었다. 의사가 되거나 치앙라이 유나이티드 클럽에서 유명한 축구선수가 되는 꿈을 꾸었다고 한다.

앞서 아둔의 부모는 지난 14일 아들이 구조되자 “아들을 다시 볼 수 있게 해주신 주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린다”면서 “하나님은 위대한 사랑”이라고 고백했다.

지난 48년간 현지 교회와 협력해 태국 어린이들을 양육해온 컴패션은 아둔과 아둔의 부모가 신체·정서적으로 빨리 회복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태국 유소년 축구팀 ‘무빠’(야생 멧돼지)선수들과 코치 등 13명은 지난달 23일 동굴 탐험에 나섰다가 폭우로 고립됐다. 태국 네이비실 대원과 전 세계에서 몰려든 구조대원 등 100여명은 사투 끝에 축구팀 전원을 구조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