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가 저출산 문제 해결에 팔을 걷어붙였다. 출산율이 계속 떨어지는 상황에서 직원들에 대한 다양한 지원을 통해 출산을 독려하고 회사 이미지도 제고하겠다는 전략이다.
백화점 ‘빅3’의 출산·육아 지원 경쟁이 특히 치열하다. 롯데백화점은 2012년 대기업 최초로 ‘자동육아휴직제’를 시행하며 직원들의 출산과 육아를 지원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유통업계 최초로 ‘남성 의무 휴가제’를 도입하기도 했다. 배우자가 출산한 경우 한 달 동안 의무적으로 육아휴직에 들어가야 한다. 정부 지원금과는 별도로 통상임금을 100% 보장해 소득 감소 걱정도 덜었다. 또 ‘통큰 임산부 단축 근로 지원’을 시행해 임신을 인지한 시점부터 전 기간 급여 삭감 없이 하루 2시간 이상 단축근로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출산을 앞둔 직원들에게 50만원 상당의 육아용품을 제공한다고 25일 밝혔다. 신세계백화점은 오는 30일부터 ‘SSG 마더박스’ 제도를 시행한다. SSG 마더박스에는 수유쿠션, 배냇저고리, 겉싸개, 모빌 등 15가지 정도의 육아용품을 담았다. 예비 부모들에게 무료로 육아용품이 담긴 ‘베이비박스’를 제공하는 핀란드 정부를 벤치마킹했다.
출산을 3달 정도 남긴 직원은 성별과 관계없이 SSG 마더박스를 받을 수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예비 부모들이 임신 6∼8개월 때 육아용품 준비를 많이 한다는 점을 고려해 출산 3달 전쯤 직원 집으로 SSG 마더박스를 배송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임산부 2시간 단축근무’ 제도와 함께 출산 전후로 최대 3년 동안 휴직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현대백화점도 다양한 출산·육아 지원을 내놓고 있다. 아이를 낳은 직원에게 20만원 상당의 미역, 배냇저고리, 손싸개, 턱받이 등이 담긴 선물을 제공하며 출산축하금으로 첫째 20만원, 둘째 30만원, 셋째 100만원을 주고 있다. 또 올해부터 남직원이 1년 육아휴직에 들어갈 경우 3개월간 통상임금 100% 보전, 육아월(30일 휴가제), 2시간 단축근무제(1개월간) 등을 골자로 한 ‘남성 육아 참여 지원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백화점 3사의 이 같은 행보는 심각한 저출산 문제와 관련이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맞벌이 ‘워킹맘’의 육아 부담 등으로 인해 지난해 출생한 아이는 35만7700명에 그쳤다. 전년과 비교해 11.9% 감소한 수치로 1970년대 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
“저출산 해결, 회사가 돕는다” 팔 걷어붙인 유통업계
입력 2018-07-26 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