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폭염 취약계층 보호 ‘死鬪’

입력 2018-07-26 04:04
지난 23일 강원도 속초시의 자율방재단 회원이 임시 무더위 쉼터에서 휠체어를 타고 있는 시민에게 시원한 물과 폭염 발생 시 주의사항이 담긴 안내문을 나눠주고 있다. 아래쪽 사진은 소방관이 동해시의 한 경로당에 물을 뿌리며 폭염으로 달궈진 건물 주변의 열을 식히는 모습이다. 속초시·강원도소방본부 제공

‘경로당 일촌 맺기’ 통해 노인 건강상태 집중 점검… 독거노인 안부 확인 방문
소방차로 도로에 물뿌리기, 냉동탑차 이용 냉수 공급… 폭염 대응 홍보 등 비지땀


전국 지자체들이 폭염으로부터 노인과 어린이 등 취약계층을 보호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개별 공무원과 지역 경로당을 연결해 공무원이 해당 경로당 노인들의 건강 상황을 점검하도록 하는가 하면 독거노인 안부확인 방문, 도로에 물 뿌리기 등 다양한 대책을 마련해 폭염과 사투를 벌이고 있다.

강원도 삼척시는 폭염 피해 예방을 위해 ‘경로당 일촌 맺기’를 운영한다고 25일 밝혔다. 6급 이상 시청 공무원들이 관내 235곳의 경로당과 일촌을 맺은 뒤 냉방기 가동실태와 노인들의 건강관리 상황을 집중 점검하는 것이다. 또 노약자와 독거노인, 거동불편자 등 폭염 취약계층에 대해서는 재난도우미가 매일 안부전화와 수시 방문으로 건강을 점검하도록 하고 있다. 삼척시 관계자는 “폭염으로부터 노인과 아동 등 취약계층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행정력을 동원하겠다”고 말했다.

강원도소방본부는 뜨겁게 달궈진 도로를 식히기 위해 소방차까지 투입했다. 지난 21일부터 소방차와 소화전을 이용해 취약계층이 사는 주택가 골목길과 경로당 주변에 ‘사랑의 비’를 뿌리고 있는 것. 냉방시설이 취약한 주택가 및 경로당의 도로와 마당에 물을 뿌려 온도를 낮춤으로써 취약계층의 열사병과 탈진 예방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지금까지 309차례에 걸쳐 530t의 물을 뿌렸다. 또 구급대원들은 경로당을 찾아 폭염 시 유의사항을 당부하고 건강상태를 확인하며 취약계층 보호활동을 펼치고 있다.

대구시는 달성공원과 두류공원 등 노인들이 많이 찾는 다중집합장소에서 자원봉사자들이 냉동탑차를 이용해 매일 시원한 물을 나눠주고 있다. 시민들이 무더위를 피할 수 있도록 경로당과 금융기관 등 935곳을 ‘무더위 쉼터’로 운영 중이다.

울산시는 26일 노인과 장애인 등 안전취약계층 1000여명을 대상으로 ‘2018년 폭염대비 행동요령 교육’을 실시한다. 시민들 스스로가 폭염으로부터 안전과 건강을 지키는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마련됐다. 폭염 시 국민행동요령 및 온열질환자 응급처치 방법, 고온에 의한 건강장애 유형, 일사병과 열사병의 차이, 고온 작업환경에서의 재해예방 대책과 작업관리 등을 설명한다. 동영상을 이용한 시청각 교육과 실제 사고사례를 통해 폭염 위험성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예정이다.

충북·충남도와 경북·전남도 등 다른 지자체들도 재난도우미나 방문건강관리사 등이 거동불편자와 독거노인 등을 직접 찾아가 안부를 확인하거나, 전화상담을 통해 건강관리를 돕고 있다. 또 취약지역 순찰과 가두방송, 전광판, 안내문자 등을 활용해 폭염 대응요령을 홍보하고 있다.

삼척·대구·울산=서승진 최일영 조원일 기자, 전국종합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