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가 위기라는 진단이 많다.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캐나다에서 목회하는 저자는 자신이 관찰한 캐나다 교회의 위기 상황을 책에 담았다. 다만 이 책은 위기 타개책으로 교회만의 개혁이나 교인들만의 각성을 말하지 않는다. 세상과 교회가 함께 개혁되고 변화되는 게 진정한 교회 개혁을 위한 첩경임을 강조한다.
책은 ‘교회의 위기가 기회로 이어진다’고 말한다. 이는 위기가 찾아올 때 교회를 근본적으로 바꾸길 원하시는 하나님의 뜻을 찾으라는 주문이기도 하다. 근본적인 변화란 무엇일까. 저자는 이 대목에서 교회와 세상의 개혁을 구체적으로 언급한다.
저자는 개혁이 교회 따로, 세상 따로 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개혁되는 교회의 운동성이 세상으로 향하도록 하라는 것이다. 책의 5장 ‘새로운 여정의 실천’에는 이런 문구가 있다.
“우리 이웃 속으로 빈손으로 들어가 우리보다 앞서 행하시는 하나님의 일을 분별하고 그 일에 동참하라. 성도가 함께 예수님을 따르고 이웃 속으로 들어가 빈손으로 여행하는 건 교회가 ‘교회 중심적 모드’를 끄고 하나님의 사역에 참여하는 길을 보여준다. 우리가 (개혁과 변화를) 실천할 곳은 바로 일상의 자리다.”
결국 무릎을 칠 만한 아이디어나 프로그램을 발견했다 하더라도 이런 방안이 교회에만 머물러서는 무용지물이 되고 만다. 책의 제목인 ‘교회 너머의 교회’가 지닌 함의는 변화의 방향성이 교회 밖이라는 걸 말하고 있다.
원제는 ‘하나님께 참여하고 교회를 재편하며 세상을 바꾸다’이다. ‘하나님-교회-세상’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어야 한다는 걸 뜻한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요즘 전 세계 기독교 공동체가 관심을 갖고 있는 ‘선교적 교회’의 지향점과도 맞닿아 있다. 선교적 교회는 교회의 존재 이유를 선교에서 찾는다. 교인들의 삶을 선교적으로 변화시키는 데 관심을 둔다. 선교가 기본적으로 교회 밖을 향한다는 걸 감안하면 저자가 말하는 선교적 교회의 실현을 위해선 교회 안의 일에만 집중해서는 안 된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세상과 동떨어져서 교회가 개혁할 수 있을까?
입력 2018-07-26 00:00